미세먼지 감소 미스터리, 정말 코로나19 덕분 맞나…“복합적 분석 필요”

2020.09.30 12:00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이어진 상황. 연합뉴스 제공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진 수도권 도로에서 자동차들이 줄지어 다니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지난해까지만 해도 기승을 부렸던 미세먼지가 올해 들어 체감이 될 정도로 농도가 확연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이동이 줄면서 미세먼지 농도도 하락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제기하지만 아직 명확한 인과관계는 밝혀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계절적 요인과 배출원 특성, 중국의 영향 등 미세먼지 농도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인을 분석해야 올해 미세먼지 농도가 감소한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한다. 

 

● 올 상반기 PM2.5 주의보·경보 발령 횟수 크게 줄어

 

지난 28일 윤준병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2017년~2020년 6월까지 전국 17개 시도 초미세먼지 경보 발령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초미세먼지 주의보·경보 발령 횟수(일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자의 크기가 지름 1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미터) 이하를 미세먼지(PM10), 지름 2.5마이크로미터 이하를 초미세먼지(PM2.5)라고 한다. 농도는 보통 단위 공간당(㎥) 입자의 함유량(마이크로그램·㎍)으로 표기한다. 인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초미세먼지는 일상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경보 횟수는 중요한 데이터다. 

 

한국은 2018년 7월부터 초미세먼지 주의보·경보 기준을 강화했다. 초미세먼지 주의보 발령 기준은 시간당 평균농도 90㎍/㎥ 2시간 지속에서 75㎍/㎥으로, 경보 발령 기준은 180㎍/㎥에서 150㎍/㎥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을 개정하고 7월 1일부터 시행했다. 

 

2017년부터 2020년 상반기까지 초미세먼지 주의보·경보 발령 횟수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급증했다. 2017년 초미세먼지 주의보·경보 발령 횟수(일수)는 2017년 129회(43일), 20-18년 316회(71일), 2019년 642회(87일)로 나타났다. 2019년 발령 횟수가 2017년에 비해 약 5배나 늘어난 셈이다. 강화된 발령 기준이 어느 정도 영향을 줬지만 초미세먼지 농도가 해마다 증가한 탓이 컸다.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났던 초미세먼지 주의보·발령 횟수는 올해 6월까지 128회(31일)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579회(70일)에 비해 약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 것이다. 

 

실제로 한국환경공단이 운영하는 ‘에어코리아’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 서울 중구 기준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단계인 36㎍/㎥ 이상인 날은 31일 중 단 하루에 그쳤다. 일평균 최대 농도는 5월 23일 38㎍/㎥이었다. 반면 지난해 5월 서울 중구 기준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단계인 36㎍/㎥ 이상인 날은 31일 중 나흘이었으며 일평균 최대 농도도 5월 4일 50㎍/㎥이었다. 해마다 대기 조건과 배출원 특성에 따라 농도가 달라질 수 있지만 중국 황사의 영향을 받는 봄철인 5월 지난해와 올해 이같은 차이가 나타난 것이다. 

 

● 코로나19 영향 무시할 수 없지만 복합적인 분석 필요

 

전문가들은 올해 들어 미세먼지 농도가 줄어든 원인에 대해 아직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우선 코로나19의 영향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좀 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한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활동량이나 이동량이 줄어들면 미세먼지 주요 배출원 중 하나인 자동차 배기가스도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자동차 이동량에 대한 정확한 분석은 아직 없어 명확한 인과관계를 파악하기 어렵다. 산업 활동도 위축됐을 것이라는 예상이 있지만 미세먼지 농도에 영향을 줄 정도의 변화가 있었는지도 관심사다. 

 

다만 올해 1분기인 1월에서 3월 사이에서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어느 정도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김화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환경복지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 초기 중국의 산업활동이 위축됐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미세먼지와의 연관성을 분석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내 미세먼지 오염원 중 중국의 영향이 10월 중순에서 3월까지 집중되는 만큼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 김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난방이 주로 11월부터 시작돼 화석연료 연소가 늘어나는 만큼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요인으로는 오히려 계절적인 영향이 거론된다. 미세먼지는 보통 대기가 정체하거나 습할 경우 농도가 짙어진다. 대기가 정체할 경우 대기 오염원이 국외로 빠져나가지 못해 농도가 짙어진다. 대기가 습할 경우에는 2차 초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질산염과 황산염이 대기의 습기와 결합하면 2차 초미세먼지 생성이 활발해진다. 

 

올해의 경우 대기가 정체하는 여건이 적었고 대기가 습한 날도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역대 최장 기간의 장마 기간 동안 습한 대기조건이 형성됐지만 이 기간 워낙 많은 비가 내려 미세먼지 생성을 유발하는 입자가 씻겨 나가 2차 초미세먼지가 생성되기에는 어려운 조건이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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