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ISS 입성 20주년…무중력 실험 가능한 천상의 실험실

2020.11.03 18:28
알츠하이머병과 암 연구·쌍둥이 연구·지구관측 등 20가지 돌파 연구 수행
ISS는 지구로부터 400km 떨어져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공
ISS는 지구로부터 400km 떨어져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공

인류가 지구 저궤도를 도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입성한 지 이달 2일로 20년이 됐다. ISS는 세계 최대의 우주 실험실로 우주 탐사에 있어 그동안 생물학과 물리학, 화학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바꿔 놓은 과학 실험을 수행 하는 등 선구적 역할을 해왔다. 4~5일에 불과했던 인류의 우주 체류시간을 1년 365일로 바꾸는 등 인류의 우주 진출을 위한 전초 기지 역할도 해왔다. 최근에는 민간 기업이 저궤도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등 우주 산업계의 새로운 바람인 ‘뉴스페이스’ 분야에서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ISS는 길이 108.5m에 폭이 72.8m에 이르는 거대 우주정거장이다. 400km 정도의 지구 저궤도에 위치해 시속 27743km 속도로 지구를 돌고 있다. ISS 최초 모듈인 ‘자리야’는 1998년 11월 20일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센터에서 첫 발사됐다. 길이는 12.56m에 무게는 19.3t이었다. 이후 미국 승무원 귀환선 모듈, 태양 전지판, 방열판 등이 발사돼 2010년에야 월드컵 축구장 크기의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ISS 우주인 첫 입성은 2000년 11월 2일 이뤄졌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인 빌 셰퍼드와 러시아연방우주국(로스코스모스)의 우주인 세르게이 크리칼레프와 유리 기젠코 3명이 2000년 10월 31일 러시아 소유스 로켓을 타고 지구를 떠난 지 이틀 만이었다. 이들은 136일 동안 ISS에 머물며 ISS에 거주한 최초의 인류가 됐다. 

 

ISS 구조도. 위키피디아 제공
ISS 구조도. 위키피디아 제공

ISS는 건설 때부터 지금까지 ‘인류 협동’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를 찍었다. 우선 엎치락뒤치락하며 우주 개발 경쟁을 이어오던 미국과 러시아가 처음으로 협동한 것이 ISS 건설이었다. 건설과 설계 등에서 협동을 이어가며 ISS에 입성할 최초의 우주인도 미국과 러시아가 함께 보냈다. 이외에 유럽연합,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벨기에, 덴마크, 스웨덴, 스페인, 노르웨이, 네덜란드, 스위스, 일본, 캐나다 전세계 14개국도 함께 건설에 참여했다. 현재까지 ISS에 방문한 우주인 또한 19개국 241명에 달한다. 2008년에 우주인 이소연이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ISS 입성하기도 했다. 


ISS는 달과 화성, 소행성 등에 대한 우주 탐사를 위한 전초 기지라는 사명을 가지고 건설됐다. 크게는 러시아와 미국 구역으로 나눠져 있으며 주거 구조물(모듈), 귀환선 모듈, 태양 전지판, 방열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우주선 운송과 유지 보수를 위한 거점 내지는 정거장 역할과 함께 우주 실험실, 관측소 등의 목적도 가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2010년 ISS에 상업과 외교, 교육에 기여해야 한다는 역할을 추가적으로 부가했다. 

 

러시아의 우주인 세르게이 크리카레프가 즈베즈다 모듈 안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위키피디아 제공
러시아의 우주인 세르게이 크리카레프가 즈베즈다 모듈 안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위키피디아 제공

이런 다양한 역할 중 특히나 ISS가 기여한 부분은 과학 실험이다. ISS는 세계 최대의 우주실험실로 불리며 생물학과 물리학, 화학 등의 분야에서 우리의 이해를 바꿔 놓은 선구적인 각종 과학 실험들을 진행해왔다. NASA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현재까지 108개 국가의 3000여개에 달하는 과학 실험이 ISS에서 진행됐다. 


NASA는 지난달 27일 지난 20년 간의 ISS 역사를 살피며 20개의 ‘브레이크스루(돌파구)’ 성과를 선정했다. 내용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과 암 등 기초 질병 연구, 단백질 결정을 이용한 약물 개발, 근육 위축 및 뼈 손실에 대처하는 법, 우리 몸의 미세중력 변화 이해, 미세중력에서 성장하는 식물, 저궤도에서의 지구 관찰 등의 분야에서 성과를 냈다. 


예를 들어 ISS에서 수행된 단백질 결정 성장 실험은 암에서 잇몸 질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병들에 대한 새로운 정보들을 제공해줬다. 미세 중력에서 성장하는 식물에 관한 연구를 통해 인류의 우주탐사에 어떤 식물이 도움이 될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

 

우주에서의 신체 변화를 살피기 위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340일간 머문 미국 우주인 스콧 켈리(왼쪽).
우주에서의 신체 변화를 살피기 위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340일간 머문 미국 우주인 스콧 켈리(왼쪽).

미국의 우주인 스콧 캘리와 그의 일란성 쌍둥이 마크 캘리가 ISS에 340일 동안 머무르면서 형제간 어떤 차이점을 보이는지 분석했다. 쌍둥이는 전적으로 동일한 형질과 성별을 가져 유전성 질병이나 질병과 환경 간의 관계를 밝히는데 있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실험할 때보다 실험의 정확성과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관련 연구결과들을 종합하면 건강상 뚜렷한 차이는 없지만 우주인 켈리의 대사산물과 장내미생물 등에 변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주 탐사가 인간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리 알아보는 중요한 실험으로 꼽힌다.


ISS의 임무 수명은 20년이었다. 그러다 2015년, 2020년으로 연장하다 2030년까지 임무 기간을 연장하는 법안이 2018년 12월 통과됐다. 하지만 여기에는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다. NASA는 ISS 상업화를 포함한 ‘지구 저궤도 경제’ 계획을 통해 지구 저궤도의 투자는 모두 민간 생태계에 맡기고 자신들은 심우주 탐사 등에 집중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 NASA 제공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 NASA 제공

NASA는 지난해 6월 뉴욕 나스닥 거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ISS를 관광 등 민간 상업용도로 개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보잉이나 스페이스X가 개발한 유인우주선에 민간인을 태우겠다는 것이다. 왕복 비용은 5800만 달러(658억 원), 우주정거장 숙박료는 1박에 3만 5000달러(3974만 원)로 소개했다.


NASA는 우주선을 직접 제작하지 않고 스페이스X 같은 민간기업이 제공하는 ‘우주택시’ 서비스를 이용하는 운영 모델도 새롭게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보잉과는 42억 달러(4조 769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스페이스X와 26억 달러(2조 9523억 원) 규모의 계약을 각각 맺었다. 스페이스X는 앞서 이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검증하기 위해 올 5월 31일 NASA 우주인  더글러스 헐리와 로버트 벵컨을 태운 ‘크루 드래건’을 ISS에 보내 도킹에 성공했다. 세계 첫 민간 우주선이 우주에 우주인을 보내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외에도 우주관광기업 액시엄 스페이스는 내년 중 민간인을 드래건에 태우고 ISS를 방문하는 계약을 맺는 등 ISS 상업화에 한창이다.


다만 ISS 모듈의 노후화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ISS 최초 모듈을 발사한 지 20년이 되어가며 비정상적인 양의 공기가 누출됐다는 사실을 1년이 넘어서야 파악하는 등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이 공기누출은 러시아 구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며 러시아우주공사는 “정확한 유출 지점을 찾아내 봉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NASA는 지난달 27일 20가지의 브레이크 스루를 발표하며 “ISS은 장기간의 미세중력 연구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실험실”이라며 “지난 20년동안 ISS는 수 많은 발견과 논문 출판, 브레이크 스루를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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