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활짝 열었다…과학계에 부는 '오픈 액세스' 열풍

2020.12.07 08:00
KISTI, 'KOAR' '데이터온' 구축…오픈 액세스 플랫폼 제공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제공
3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미래연구정보포럼 2020'에서 김혜선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학술정보공유센터장이 오픈 액세스 서비스인 'KOAR'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제공

올해 3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개설한 사이트인 ‘KOAR’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국내외 논문이 11만 편 이상 공개돼 있다. 과학기술인용색인확장판(SCIE)급 논문이 52%(5만5040편)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논문이 절반을 넘는다. 누구나 사이트에서 원하는 연구를 검색하고 열람할 수 있다. 비용은 무료다. 

 


이 시기 미국 백악관은 전 세계 바이러스와 감염병 연구자들이 28만 건 이상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정보와 데이터를 내려받을 수 있는 ‘코드(CORD·COVID-19 Open Research Dataset)-19’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공동창업자인 폴 앨런이 설립한 앨런인공지능연구소가 인공지능 기술을 보태 텍스트 마이닝(text mining·비정형 텍스트 데이터에서 유용한 정보를 찾아내는 기술)도 적용했다. 이 프로그램도 무료다. 


3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디지털 혁신성장을 위한 오픈 사이언스’를 주제로 열린 ‘미래연구정보포럼 2020’에서 김혜선 KISTI 학술정보공유센터장은 “코로나19 대유행이 과학계의 ‘오픈 액세스’ 움직임을 급진전시키고 있다”며 “현재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관련 논문은 거의 100% 무료로 공개되고 있다”고 밝혔다. 


오픈 액세스는 정부 연구비를 지원받은 논문이나 데이터는 무상으로 공개하자는 개념이다. 2015년 대전에서 개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과학기술장관회의에서는 이런 개방형 과학을 촉진하기 위해 데이터를 공유하고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내용의 ‘대전선언문’이 채택됐다. 하지만 그간 논문 심사와 게재, 유통을 담당해온 글로벌 학술 출판사의 유료 정책과 반발에 가로막혀 지지부진했다. 


올해 3월 한국을 포함해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캐나다, 일본 등 16개국 과학기술 정상은 코로나19라는 전 지구적 공중보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이들에게 코로나19 관련 논문과 데이터만큼은 무료로 공개해줄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고, 엘스비어, 와일리 등 대형 학술 출판사들이 이에 응하면서 오픈 액세스는 급물살을 탔다. 

 

미국 에너지부(DOE)가 운영하는 과학기술정보국(OSTI) 브라이언 힛슨 국장은 이날 포럼에서 “DOE가 한 해 연구개발(R&D)에 지원하는 예산만 120억 달러(약 13조2360억 원)”라며 “논문, 소프트웨어, 특허 등 작년 한 해 연구성과가 5만4017개인데, 공적 자금이 투입된 연구 결과를 널리 알리고 공유하는 게 기관의 목적 중 하나”라고 말했다. 현재 OSTI가 운영하는 사이트에는 310만 건 이상의 메타데이터와 81만7000건의 정보가 공개돼 있으며 자유롭게 접근이 가능하다. 

 

김 센터장은 “미국은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OSTP)을 주축으로 국립보건원(NIH), DOE 등 정부 지원을 받은 모든 연구 결과는 즉시 무료로 공개하는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유럽은 내년까지 정부의 지원을 받은 연구성과는 모두 무상으로 공개한다는 ‘플랜S’를 가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유럽 집행위원회(EC)는 2014년부터 올해까지 7년간 850억 유로(약 112조9700억 원)를 투입해 오픈 액세스 플랫폼을 구축하는 ‘호라이즌 유럽’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영국의 대표적 과학재단인 웰컴트러스트 재단과 빌 게이츠가 설립한 미국의 빌&멀린다 재단도 참여했다.
송사광 KISTI 연구데이터공유센터장은 “과학기술 연구의 데이터를 공유하는 오픈 데이터도 오픈 액세스와 함께 큰 흐름”이라며 “인공지능 등 여러 분야에서는 이미 데이터 공유가 혁신의 지름길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이언스온 홈페이지 캡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운영하는 과학기술지식인프라 허브인 '사이언스온'에는 '데이터온' 'KOAR' 등 KISTI가 제공하는 오픈 액세스 서비스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사이언스온 홈페이지 캡처

KISTI는 올해 1월 ‘데이터온(DATAON)’ 사이트를 개설해 세계의 데이터 공유 움직임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코로나19 관련 데이터도 이미 200만 건 가까이 축적됐다. 내년 11월에는 세계 최대 국제 데이터 콘퍼런스인 ‘IDW 2021’을 유치해 서울에서 개최한다.

 

최희석 KISTI 융합서비스센터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자유로운 연구 논문 검색과 데이터 공유를 통해 과학기술 연구 협업에서 새로운 모델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오픈 액세스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연구자가 온라인에서 필요한 자료를 검색하고 분석해 시뮬레이션까지 하는 가상연구실이 구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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