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확보 행정명령 떨어졌지만 의료진 재배치·추가 확보가 난항

2020.12.23 16:58
세브란스병원 마련 25개 병상에 의료인력 130명 투입
9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병상 부족을 막기 위한 컨테이너 이동병상 설치가 계속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9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병상 부족을 막기 위한 컨테이너 이동병상 설치가 계속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정부는 이달 18일 민간상급종합병원 42곳과 국립대병원 17곳에 허가 병상의 1% 이상을 중증환자 전담치료 병상으로 확보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위중증 환자가 늘며 중환자 병상이 부족해지자 내놓은 조치였다. 정부는 환자 전원 등에 소요되는 기간을 고려해 26일까지 병상 318개가 확보될 것으로 봤다. 


병원들은 부랴부랴 병상 마련에 나섰다. 정부가 정한 병상 마련 기한을 맞추기 위해선 이번 주 안에 10~20여개 병상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기한 내 목표한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을 마련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은 일반 중환자 병상과 달리 의료진 소모도 크고 각종 보호구 및 장치 마련 등의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주영수 코로나19 공동대응상황실장(국립중앙의료원 기획조정실장)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는 다른 이와의 접촉이 없게 격리돼야 한다. 병원 내부의 병원체가 외부로 퍼지는 것을 차단하는 음압 병실이라는 독립된 공간에 일반 환자들과 섞이지 않도록 해야한다. 코로나19 전염을 차단하기 위해 음압 장치 뿐 아니라 의료진은 온 몸을 감싸는 레벨D 수준의 방호복도 입어야 한다.


이런 차이점 때문에 일반 중환자 병상보다 투입돼야 하는 의료진의 숫자가 많다. 예를 들어 일반 중환자 병상 1개당 간호사가 1명이 필요하다면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은 간호사 5명이 필요하다”며 “통풍과 땀 흡수가 안되는 레벨D 방호복을 입고 있기 때문에 수시로 교대가 필요하며 한번에 근무할 수 있는 시간도 짧아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연히 의사들도 더 필요하다”며 “예를 들어 일반 암 환자라면 레벨D 방호복을 입지 않아 근무시간도 짧아지고 자주 교대 근무를 할 필요도 없다”고 덧붙였다. 또 레벨D 방호복은 통풍과 땀 흡수가 안되다보니 안은 찜통에 가깝다.


실제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에 투입되는 의료인력의 수는 엄청나다. 연세의료원은 정부의 행정명령에 딸 세브란스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에 각각 25개과 8개 병상을 신설했다고 23일 밝혔다. 세브란스병원 25개 병상에 투입되는 의료인력만 130명이다. 이들은 중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전문의와 간호사들이다. 강남세브란병원 8개 병상에는 전담의료진 45명 이상을 배치된다. 삼성서울병원은 26일까지 12개 병상을 신설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는데, 여기에도 대규모 인력이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병상 자체를 만드는 건은 어렵지 않다고 설명한다. 반면 거기에 투입될 의료 인력을 준비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말한다. 주 실장은 “예를 들어 하루에 중환자가 200명이 생겼다고 치면 간호사 1000명이 필요하다”며 “인력 문제가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확보에서 가장 결정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간호사 교육을 시켜도 바로 중환자실에 투입이 불가능하다. 주 실장은 “양성 간호사들이 중환자실에 투입되려면 2년 이상의 수련 과정이 필요하다”며 “보통 상급 종합병원이 많아야 10명 정도를 수련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에 42개 상급 종합병원이 있는데 단순히 보자면 400명 정도 간호사를 양성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중환자의 숫자가 늘어나면 날수록 환자 치료에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수련 교육을 진행할 수 있는 간호사의 숫자는 더욱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양성된 의료진 인력을 코로나19 환자만을 위해 대기시키는 것도 지금 현재의 병원 상황에서는 힘들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주 실장은 “중환자실은 굉장히 귀한 자원이며 지금도 꽉 차 있는 상태”라며 “코로나19 환자를 위해 중환자실을 비워놓고 의료진도 대기한다면 다른 질병의 환자가 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 병원 내 의료자원을 재배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나 코로나19 중환자 병상과 일반 병상과의 동선 분리, 방역용품 보관공간 마련 등의 과제도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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