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고 말리고, 스스로 전기 생산하는 입는 컴퓨터 시대가 오고 있다

2021.03.15 07:00
중국 푸단대 연구팀 100번 빨고, 1000번 구부려도 성능 유지하는 전자섬유 개발
개발한 디스플레이형 전자섬유다. 중국 푸단대 제공
개발한 디스플레이형 전자섬유다. 중국 푸단대 제공

물에 빨거나 말릴 수 있고 둘둘 말거나 늘려도 되는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전자섬유 기술이 개발됐다. 현재는 세척과 건조는 100회 정도, 구부리거나 늘리는 것은 1000번 정도까지만 가능하지만 기술이 계속 발전하고 있어 옷이나 대면적 디스플레이 소재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펑 후이셩 중국 푸단대 거대분자과학부 교수 연구팀은 100회 이상 세척하고 건조해도 성능에 문제가 없는 전자섬유를 개발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10일자(현지시간)에 공개했다. 이 전자섬유는 길이 6m에 너비 25cm로 이를 오토바이 운전자의 팔목에 옷감처럼 사용해 내비게이션화면으로 활용하거나 스마트폰과 연결해 메시지도 보낼 수 있다. 바람도 잘 통해 옷을 지어 입을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전자섬유는 섬유의 고유한 특성을 유지하면서 전기적 특성을 가진 웨어러블용 전자소재다. 현재 웨어러블 기술은 일반 천에 센서 같은 딱딱한 전자소자를 붙이거나 전도성 섬유로 전자소자를 연결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옷을 구기거나 세탁할 때 고장이 나거나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펑 교수 연구팀은 천을 짜는 실에 전자소자의 기능을 부여하는 방법을 찾았다. 연구팀은 지름이 수 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 분의 1m)인 전도성 섬유와 발광 섬유를 교차하는 방식으로 전자섬유를 짰다. 전도성 섬유와 발광 섬유는 교차점마다 빛을 내는데 이런 방식으로 유연한 섬유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중국 푸단대 제공
중국 푸단대 제공

연구팀은 이 전자섬유에 손을 갖다대면 촉감에 반응해 글자가 입력되는 키보드 기술도 개발했다. 옷 소매에 펼쳐진 디스플레이에 손을 대면 글자가 입력되는 방식이다. 펑 교수는 "장기적으로 사람의 뇌파를 측정하는 신호와 전자섬유를 연동하는 기술도 개발될 수 있다"며 "언젠가 사람의 마음 상태를 알려주는 통역기 역할을 하는 전자섬유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내에서도 임정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광전소재연구단 책임연구원팀이 세탁이 가능한 전자섬유에 들어가는 트랜지스터를 개발하고 국제학술지 어드밴스 머터리얼즈에 공개했다. 트랜지스터는 전류나 전압 흐름을 조절해 신호를 증폭하고 스위치 역할을 하는 전자섬유 구현에 필수적인 부품이다. 연구팀은 트랜지스터의 전극 위에 보호막을 씌워 세탁한 후에도 성능을 유지하도록 했다.

 

전자섬유를 사용한 웨어러블 의류는 극한 상황에서 활동하는 군인이나 작업자들이 가장 먼저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를 적게 쓰거나 스스로 자급자족하는 전자섬유 기술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샌디에이고) 연구팀은 사람 몸에서 나오는 땀에 포함된 효소를 바이오 연료로 전환하는 기술과 몸통·팔이 부딪히며 생기는 마찰로 전력을 생산하는 웨어러블 셔츠를 개발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9일(현지시간)자에 공개됐다. 

 

셔츠를 입고 10분 정도 달리기를 한 후 30분 동안 액정디스플레이(LCD)가 달린 손목 시계를 구동할만 한 전력을 생성하는 데 성공했다. 자유롭게 세탁이 가능하며 에너지를 저장할 수도 있다. 미국 스타트업 리타이센스는 운동화에 넣을 수 있는 깔창형 전자섬유를 개발해 걷기나 달리기 방식을 올바르게 개선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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