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북극서 번식한 ‘팰컨’이 월동지를 찾아가는 방법

2021.03.13 08:25
네이처 제공.
네이처 제공.

우리에게는 송골매라는 이름으로 친숙한 조류인 ‘팰컨(Falcon)’ 중 북극 지역에서 번식하는 팰컨이 유유히 비행하는 장면이 이번주 국제학술지 네이처 표지를 장식했다. 그런데 팰컨의 등에는 안테나처럼 생긴 길다란 장치가 부착돼 있다. 북극 지역에서 번식하고 월동을 위해 겨울철 유라시아 전역 여러 지역으로 이동하는 경로를 위성으로 추적하기 위한 장치다. 

 

중국과학원 동물학연구소 챈 시안쟝 연구원 연구팀은 팰컨이 북극의 번식지에서 겨울철 월동을 위해 유라시아 전역 지역으로 이동하는 경로와 유전체 데이터, 고기후 데이터 등을 결합해 분석하고 연구결과를 ‘네이처’ 10일자(현지시간)에 발표했다. 

 

수백만 마리의 철새가 북극에서 번식한 뒤 겨울철 월동을 위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지만 이동 경로가 어떻게 형성돼 유지됐는지에 대한 환경적, 유전적 요인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6개의 팰컨 개체군에서 56마리에 위성 추적 장치를 달아 이동 경로를 추적했다. 또 4개 개체군에서 35마리의 유전체를 분석한 데이터를 얻은 뒤 이를 고기후 데이터와 결합해 팰컨의 과거 번식과 월동 지역을 광범위하게 재구성했다. 

 

분석 결과 팰컨의 이동 패턴은 2만2000년 전 최후 최대 빙하기 끝자락 이후 환경 변화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팰컨은 번식한 뒤 유라시아를 가로지르는 5개의 경로를 활용했다. 연구진은 “이는 최후 최대 빙하기에서 지질시대의 최후 시대인 ‘홀로세’로 바뀌는 동안 번식지의 위치가 위도, 경도상에서 미세하게 바뀌면서 형성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또 극적인 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팰컨이 이동 경로를 형성하고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원인을 분석했다. 4개 개체군 35마리의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 결과 장거리를 이동한 팰컨에게서 유전자 ‘ADCY8’이 지배적으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유전자형은 장기 기억 발달에 관여하는 것으로 연구진은 송골매가 이동 경로를 본능적으로 기억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결론내렸다. 

 

연구진은 “지구 온난화는 철새들의 이주 전략에 영향을 미치고 북극과 유라시아 지역의 팰컨 개체군의 번식지를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된다”며 “생태학적 상호작용과 진화 과정을 활용해 기후 변화에 따른 이주 경로 패턴을 연구하면 철새를 보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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