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에 미·IAEA "안전기준 부합" 옹호

2021.04.13 17:11
미국, 결정 직후에 지지 논평…중국 "안전과 주변국 이익에 심각한 손해"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27일 가지야마 히로시 경산상과 회담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처분과 관련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27일 가지야마 히로시 경산상과 회담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처분과 관련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일본 정부가 13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에서 보관하고 있던 방사성 물질 오염수를 해양에 방출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국제사회가 극명하게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은 일본의 오염수 방류 결정 직후 "국제 안전 기준에 따른 것"이라며 사실상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한국과 중국은  반대 입장을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해양 배출을 공식 발표한 직후 성명을 통해 심각한 우려를 내비쳤다. 외교부는 성명에서 "일본은 주변 국가, 국제 사회와 완전히 협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후쿠시마 오염수를 바다로 방출하기로 결정했다"며 "이것은 매우 무책임하며 사람의 건강과 이웃 국가의 이익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또 "일본 측이 국제 사회, 주변국, 자국민의 우려에 적저랗게 대응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IAEA와 모든 이해 관계자와의 합의에 도달하기 전 문제를 재평가하고 오염수를 배출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도 이날 오전 브리핑을 열어 일본의 결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의 이번 결정은 주변국가의 안전과 해양환경에 위험을 초래할 뿐만아니라 특히 최인접국인 우리나라와 충분한 협의 및 양해 과정없이 이루어진 일방적 조치"라며 "정부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과정 전반에 대한 투명한 정보공개와 검증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주변 국가들의 반발이 심해지자 일본 대사관은 13일 오후 이메일을 통해 일본의 입장을 전했다.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일본대사는 이메일에서 "오늘 발표는 한국 정부를 포함한 다양한 관계자와의 의사소통 결과를 참조하면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일본 정부가 책임을 지고 한 것"이라며 "이번 발표에 있어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에게 사전 통지를 했고 이는 일본과 한국 정부가 서로 쌓아온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실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보시 대사는 또 "사전 평가·시뮬레이션에서는 통상 농도 수준을 웃도는 해역은 후쿠시마 제1원전 부근으로 한정된다”며 “이번 기본 방침에 근거해 해양 방출이 이루어져도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의 해양 환경이나 수산물의 안전성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과 IAEA 역시 일본의 결정을 옹호하고 나섰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2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일본 정부는 IAEA와 긴밀히 협조해 방사능 감시, 복원, 폐기물 처리, 원전 폐로 등을 포함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후속 처리를 결정했다"고 논평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미국은 일본 정부가 현재 후쿠시마 원전에 보관된 처리수 관리와 관련해 여러 결정을 검토한 것을 안다"며 "특수하고 어려운 이 상황에서 일본은 여러 선택과 효과를 따져보고 투명하게 결정했으며 국제적으로 수용된 핵 안전 기준에 따른 접근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도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일본의 해양 방류를 '세계적으로 인정되는 안전 기준에 맞는 투명한 결정'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오염수를 '처리수'라고 표현했다. 처리수는 일본 당국이 방사성 물질을 제거했다는 의미에서 오염수 대신 사용하는 표현이다. 


그로시 IAEA 사무총장도 이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일본에 기술적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일본의 해양 방류는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하고 국제 관례에도 맞아 떨어진다"며 "오늘 일본 정부의 결정은 후쿠시마 제1원전 폐기에 있어 지속적인 진전을 위한 기반을 닦는 데 도움이 될 이정표"라고 말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앞서 지난해 12월 오염수 해양 방출에 대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의견을 밝혔고 지난달 23일에는 가지야마 히로시 일본 경제산업상과의 화상회담에서 일본 정부 오염수 처리와 관련해 전폭적인 협력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과학적으로는 문제 없어…일본 공개한 정보 투명한지 주목해야

전통적인 우방을 자처해온 미국과 원자력 협력과 관련한 일본만큼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온 IAEA가 이런 일방적 태도를 보인 것과 관련해 사실상 이들에게 뒤통수를 맞았다는 지적이 있다.  

 

이와 관련해 구윤철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미국과 IAEA의 발표 내용을 다르게 해석했다. 구 실장은 "IAEA는 일본이 방출을 하면 국제적인 검증단을 구성해서 검증을 하겠다는 방침"이라며 "국제적인 검증을 통해 문제가 있으면 국제적인 차원에서 조치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구 실장은 또 미국의 발표는 해양 방류의 안전성을 인정한 것이 아닌 IAEA 검증에 무게를 두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구 실장은 "미국 정부도 이미 IAEA를 통한 검증에 대해 이야기했다"며 "미국을 포함해 많은 국가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을 IAEA를 통한 객관적인 검증을 하자는 의미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훈 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일본 당국이 공개한 농도의 오염수를 30년에 걸쳐 방류하면 오염수로 인해 해양의 삼중수소 농도가 크게 오르지 않는다고 전했다. 정 교수는 “방류 지점에서 10~20km 지점까지만 도달해도 삼중수소 농도가 리터당 1베크렐(Bq·방사선의 세기를 나타내는 단위) 수준으로 이는 한강의 삼중수소 농도와 같다”며 “20km 이후부터는 삼중수소를 추적해도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또 “다핵종처리시설(ALPS)을 이용하면 삼중수소 외 다른 방사성 핵종인 세슘(Cs), 스트론튬90도 대부분 없어지고 탄소14가 조금 섞여 있을 수 있는데 양이 매우 적어서 영향이 적다”며 “삼중수소 외에 다른 방사선 물질은 없는지, 방류되고 있는 물의 실제 삼중수소 농도는 얼마인지, 일본이 공개한 정보가 사실과 맞는가에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강건욱 서울대 의대 핵의학교실 교수는 “삼중수소의 방사선 세기는 다른 핵종의 방사선 세기의 600분의 1 정도로 일반적으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며 “일본이 발표한 오염수의 삼중수소 농도의 10분의 1만 희석해도 문제가 없는 범위지만 태평양에 방류하면 1조 분의 1 정도로 희석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와 오염수 저장시설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현재보다 더 높은 농도의 오염수가 방류됐는데 그때도 한국 수산물에 영향이 없었다”며 “삼중수소는 몸 안에 축적되지 않고 소변 등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음식물 섭취로 인해 체내에 축척될 일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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