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사진으로 고혈압 환자 가린다

2021.04.14 11:58
한의학연 연구팀 사진 속 코 형태·이마·볼 색깔로 정상인과 구별
한의학의 망진에서 관찰하는 얼굴의 특성들을 기준으로 정량적인 정보를 획득할 수 있도록 얼굴의 부위별 색상과 형태를 추출했다. 한의학연 제공
한의학의 망진에서 관찰하는 얼굴의 특성들을 기준으로 정량적인 정보를 획득할 수 있도록 얼굴의 부위별 색상과 형태를 추출했다. 한의학연 제공

국내 연구팀이 정상인과 고혈압 환자가 얼굴색과 코 모양 등 주요 특징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런 얼굴의 차이점을 활용하면 얼굴 사진만으로 고혈압 환자인지 여부를 가리는 진단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보고 있다.

 

이상훈 한국한의학연구원 미래의학부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13일 국내 고혈압 환자 394명과 정상인 705명의 얼굴 사진을 비교한 결과 얼굴 피부색과 코 모양에서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고혈압은 전 세계 성인 40%가 겪는 질병으로 연간 1000만명이 목숨을 잃고 있다. 한번 걸리면 완치가 어려워서 조기 진단을 통한 예방이 중요하다. 조기 진단은 가족력과 허리둘레, 혈압 변화, 중성지방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하는데, 평소 일상 생활에서는 확인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얼굴 사진으로 고혈압을 진단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전통 한의학에서는 ‘망진’이라는 과정을 통해 고혈압을 진단하는데 이 방법을 활용한 것이다. 망진은 한의사가 눈으로 환자의 얼굴 빛깔과 윤기, 피부, 눈, 혀, 손톱 등을 살펴보는 진단법이다. 연구팀은 이를 근거로 고혈압 환자 394명과 정상인 705명의 사진을 활용해 정상인과 비교해 고혈압 환자가 가진 얼굴 특성을 분석해냈다.


먼저 정상인과 고혈압 환자 남녀 모두에서 얼굴 특성 차이가 나타난 부분은 코의 모양이었다. 또 고혈압 환자의 경우 얼굴 이마와 볼 색이 다르게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눈 모양과 코의 각도, 색상에서 차이를 보였고, 남성은 코 너비와 볼 색상이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하나의 변수가 고혈압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다고 말할 수 없지만 이런 차이점이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개발한 분석 기술의 예측 능력은 남성의 경우 0.706, 여성은 0.827로 나타났다. 이 값이 0.5에 가까우면 성능이 낮은 기술로, 1에 가까우면 예측 능력이 높은 기술로 평가한다.

 

다만 이번 연구 결과는 연구를 위해 특별한 조건 아래서 찍은 얼굴 사진이 사용됐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평소 촬영한 얼굴 사진을 활용하는 수준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 이상훈 책임연구원은 "조도에 따라 얼굴색이 다르게 보이지만 이를 실제 색깔로 바꿔주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향후 이런 문제를 극복할 것"이라며 "유전적 특징을 나타내는 얼굴 형태의 경우, 이런 문제점에서 색깔보다 자유롭다"고 말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또 “사진만으로 고혈압 위험을 감지하고 사전에 경고를 하면 개인 질병 예방·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향후 일상 생활에서 고혈압을 쉽게 예측하고 예방하는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적인 성과를 인정받아 국제학술지 ‘응용과학’에도 지난달 9일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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