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성 탐사 로버 착륙 성공…미·중 우주개발 경쟁 구도 굳어진다

2021.05.16 16:24
착륙은 세계 세 번째, 로버 착륙은 세계 두 번째
중국의 첫 화성 무인 탐사선 ′톈원(天問) 1호′가 10개월의 긴 여정 끝에 15일 오전 화성 유토피아 평원에 성공적으로 착륙했다고 중국국가항천국(CNSA)이 밝혔다. 톈원 1호는 약 7개월간의 비행 끝에 지난 2월 화성 궤도에 진입, 궤도를 돌며 자료를 수집해왔다. 사진은 화성에 착륙한 톈원 1호의 상상도. 신화통신/연합뉴스 제공
중국의 첫 화성 무인 탐사선 '톈원(天問) 1호'가 10개월의 긴 여정 끝에 15일 오전 화성 유토피아 평원에 성공적으로 착륙했다고 중국국가항천국(CNSA)이 밝혔다. 톈원 1호는 약 7개월간의 비행 끝에 지난 2월 화성 궤도에 진입, 궤도를 돌며 자료를 수집해왔다. 사진은 화성에 착륙한 톈원 1호의 상상도. 신화통신/연합뉴스 제공

중국의 화성 탐사용 무인이동 로봇(로버)이 15일(한국 시간) 화성 표면에 성공적으로 착륙했다. 중국은 이로써 미국과 옛 소련에 이어 화성 표면에 탐사선을 보낸 세 번째 국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화성 표면을 달리는 탐사 로버를 보낸 나라가 됐다. 중국은 이번 화성 착륙을 포함해 최근 수년새 화성 탐사와 달  탐사, 독자 우주정거장 건설 추진 등 우주개발 분야에 속도를 내며 미국의 지위를 위협하는 우주강국으로 떠올랐다. 

 
중국의 신화통신에 따르면 화성 주변 궤도를 돌던 중국 탐사선 톈원 1호에서 분리된 화성 탐사 로버 ‘주룽(祝融)’이 15일 오전 7시 18분 화성의 북반구에 자리한 유토피아 평원 남쪽에 성공적으로 내려 앉았다. 장케지안 중국국가항천국(CNSA) 국장은 "주룽이 화성 표면에 착륙한 뒤 1시간 후 톈원 1호가 보내온 착륙 성공 신호를 베이징 항공우주통제센터에서 확인했다"며 "화성 착륙은 완전히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신화통신은 “1960년대 이후 40개 이상 화성 탐사 임무가 있었지만 성공한 것은 절반에 그친다”며 “착륙 확률은 더욱 낮다”고 전했다. 시진핑 주석은 축전을 보내 “중국의 행성 탐사 장정에 중요한 한 걸음”이라며 “지구와 달 사이에서 이제는 행성 간 탐사로의 도약을 이뤄냈다”고 밝혔다.

 

톈원 1호의 상상도다. 네이처 천문학 제공
톈원 1호의 상상도다. 네이처 천문학 제공

착륙은 이날 오전 4시 톈원1호에서 로버 주룽을 실은 캡슐이 분리되면서 시작했다. 지난해 7월 발사된 텐원 1호는 지난 2월 10일 화성 궤도에 안착한 뒤 3개월 가까이 궤도를 돌며 착륙의 기회를 엿봤다. '톈원은 ‘하늘에 묻는다’ 라는 뜻으로 중국 전국시대 초나라 시인 굴원의 시에서, 주롱은 고대 신화의 불의 신에서 이름을 따왔다. 

 

주룽을 실은 착륙 캡슐은 3시간을 날아 고도 125km에서 화성 대기권에 진입했다. 캡슐은 화성 대기와 마찰하며 속도를 초속 48km에서 460m까지 줄였다. 이후 집 한채를 덮을 만한 크기의 낙하산을 펴고 초속 100m까지 감속했다. 곧이어 낙하산에서 분리된 주룽을 실은 캡슐은 역추진 엔진을 분사해 속도를 0에 가깝게 떨어뜨리고 평평한 위치를 찾아 화성 표면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이날 착륙의 전 과정은 자동으로 진행됐지만 지구와 전혀 신호가 닿지 않아 로버 상태를 알 수 없는 구간을 통과해야 했다. 이른바 ‘공포의 9분’으로 부르는 구간이다. 화성은 3억 2000만km 떨어져 있어 전파 신호를 받는 데만 17분이 걸려 실제 착륙이 끝난 뒤 한참 뒤 성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착륙에 성공한 주룽은 크기가 가로 2.6, 세로 3m, 높이 1.85m, 무게 240kg인 바퀴 6개짜리 이동형 로봇이다. 약 90 화성일(1 화성일은 지구로 따지면 24시간 37분) 동안 탐사를 하도록 설계됐다. 주룽에는 화성 탐사 로버 최초로 지하 100m까지 탐사할 수 있는 레이더 장비가 장착됐다. 중국은 이번 탐사에서 화성 표면에서 물과 얼음의 흔적을 찾고 토양과 암석 성분을 분석할 예정이다.

 

중국은 두 번의 도전 끝에 화성 탐사에 성공했다. 중국은 지난 2011년 11월 러시아의 화성 탐사선 ‘포브스-그룬트’에 중국 첫 화성 궤도선 ‘잉훠 1호’를 실어 화성에 보냈다. 하지만 포브스 크룬트가 추진 결함으로 화성으로 가는 궤도에 진입하지 못하고 태평양에 추락하면서 중국의 첫 화성 탐사 계획도 실패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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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이번 착륙 성공을 통해 우주 탐사에서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고 자축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이날 축전을 보내 “화성에 처음 중국의 자취를 남긴 것은 중국의 우주개발에서 기념비적인 진전으로 평가된다"며 “용감한 도전이 중국을 행성 탐사 분야에서 선진국 반열에 오르게 했다”고 치하했다. 

 

2021년 4월 29일 중국 하이난성 원창 기지에서 우주정거장 핵심 모듈 톈허를 실은 창정 5B 로켓이 발사되는 모습을 주민들이 지켜보며 사진을 찍고 있다. 모듈 톈허는 우주정거장의 궤도를 유지하기 위해 추진력을 내는 기능과 함께 향후 우주 비행사들이 거주할 생활 공간을 갖추고 있다. 중국은 올해와 내년에 모두 11차례 걸친 발사로 모듈과 부품을 실어날라 자국 독자로 우주정거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연합뉴스 제공
2021년 4월 29일 중국 하이난성 원창 기지에서 우주정거장 핵심 모듈 '톈허'를 실은 창정 5B 로켓이 발사되는 모습을 주민들이 지켜보며 사진을 찍고 있다. 모듈 톈허는 우주정거장의 궤도를 유지하기 위해 추진력을 내는 기능과 함께 향후 우주 비행사들이 거주할 생활 공간을 갖추고 있다. 중국은 올해와 내년에 모두 11차례 걸친 발사로 모듈과 부품을 실어날라 자국 독자로 우주정거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연합뉴스 제공

중국은 최근 수년간 대형 우주탐사 임무를 잇따라 완수하며 ‘우주 굴기’의 진면목을 전세계에 보여주고 있다.  2019년 달의 뒷면에 인류 최초로 탐사선 ‘창어 4호’를 착륙시킨 데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또 다른 탐사선 창어 5호를 달에 보내 월면토를 채취해 지구로 돌아왔다. 지난달에는 중국 독자 우주정거장 ‘톈허(天和)’를 구성할 첫 구조물을 자국 발사체인 ‘창정 5B호’에 실어 우주로 보냈다. 2024년 임무를 종료하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이 폐쇄되면 톈허는 유일한 우주정거장이 된다.

 

중국은 일부 분야에선 이미 미국에 버금가거나 이미 앞서고 있다. 2016년 세계 첫 양자통신위성 ‘무쯔(묵자)’ 호를 쏘아 올려 7600km 거리에서 양자암호통신을 시현하는데 성공했다. 미국이 2024년까지 달에 우주인을 보내는 ‘아르테미스’ 임무를 수행하자 중국은 러시아와 손을 잡고 지난 3월 ‘국제 달 과학 기지’를 건설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미국도 최근 중국의 우주 진출에 바짝 경계하고 있다. 이달 9일 창정 5B호가 통제력을 잃고 지구에 낙하하며 잔해 일부가 인도양에 떨어진 것과 관련해 미국은 “중국이 우주 파편에 관해 책임감 있는 국제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빌 넬슨 NASA 국장 명의로 비판 성명을 내기도 했다. 외신들은 이러한 갈등 이면에 우주 패권을 둔 경쟁의식이 있다고 해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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