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위탁생산하는 모더나 백신 핵심 mRNA 기술 왜 확보 어렵나

2021.05.23 17:03
모더나 백신 3분기부터 위탁생산
22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백신 기업 파트너십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백신 위탁 생산 계약 MOU가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문 대통령, 스테판 반셀 모더나 CEO. 연합뉴스 제공
22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백신 기업 파트너십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백신 위탁 생산 계약 MOU가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문 대통령, 스테판 반셀 모더나 CEO. 연합뉴스 제공

글로벌 1위 위탁생산(CMO)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모더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을 생산한다. 한·미 간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3분기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천 송도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한국에 글로벌 백신 생산 허브 도약을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는 평가와 함께 국내 생산 물량 중 일부가 국내로 공급될 경우 백신 공급난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위탁생산이 기술이전 없이 모더나의 mRNA 백신 원액을 들여와 송도 공장에서 병에 주입한 뒤 밀봉하는 ‘완제의약품(DP)’ 공정에 한정돼 단순 위탁생산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mRNA 백신은 바이러스 돌기 단백질을 만들 수 있는 유전물질(mRNA)을 지질로 된 작은 주머니에 감싸 인체에 주입하는 핵산 백신이다. 메신저 RNA로 불리는 mRNA를 이용한다. mRNA는 체내에서 특정 단백질을 만드는 DNA 정보를 실어 나른다. 살아있는 바이러스의 독성을 약화해 체내에 넣는 방법이 아닌, mRNA를 이용해 코로나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정보를 전달한다. 그러면 체내 면역세포가 여기에 대응할 항체를 만들어낸다. 돌기에 반응하는 항체가 만들어지면 향후 코로나19가 침입했을 때 즉각 면역 반응이 일어난다. mRNA가 파괴되지 않도록 지질 성분의 막으로 감싸서 체내에 투입하는 게 mRNA 백신의 특징이다. 

 

전통적인 백신은 개발에 10년 이상이 소요되고, 50% 이하의 유효성을 보이는 반면, ‘mRNA 백신은 단기간(1년 이내)에 개발이 가능하고 90% 이상의 높은 유효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기존 백신과 큰 차이가 난다.  ‘mRNA 백신기술’을 이용하면 그만큼 감염병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 DNA백신과 달리 유전체에 삽입이 일어날 위험도 없다. mRNA 백신 아이디어는 거의 30년 전 나왔지만 최근 생명과학과 유전자 관련기술의 발전으로 mRNA 백신의 개발 속도가 빨라졌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나 얀센, 노바백스 백신은 기존에 활용됐던 백신 기술을 이용해 개발된 것과 달리 모더나의 mRNA 백신은 코로나19로 최초로 상용화된 백신 기술이다.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백신도 mRNA 백신이다. 다른 제약회사들은 이런 종류의 백신을 개발한 적이 없다는 뜻이다. 

 

mRNA를 전달하는 지질나노입자가 불안정해서  다른 종류의 백신은 4도의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지만 모더나 백신은 영하 20도 아래의 냉동 조건에서, 화이자 백신의 경우 영하 70도의 초저온 상태에서 저장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특히 mRNA를 지질 구체에 넣는 환경은 정교한 고도의 미세유체학 기술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여기에 병목 현상, 즉 프로세스의 속도 제한 단계가 있다"고 평가한다. 현재 mRNA 기술을 이용한 화이자와 모더나는 상업적으로 이용가능한 지질뿐 아니라 맞춤형 지질을 개발해 독점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특히 지질나노입자와 mRNA을 모양을 조절하고 구성하는 혼합기술은 두 회사만이 성공을 거뒀다.  


이런 이유로 최근 백신 지재권 면제나 유예 가능성 등이 언급되고 있다. 백신 지재원 보호 면제나 유예가 이뤄지면 백신을 개발하지 못한 국가에서도 자체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다. 한국 정부도 이달 17일 mRNA 백신전문위원회를 개최해 mRNA 기술 개발과 관련된 정부의 부처별 지원 방향을 논의하는 등 mRNA 백신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백신 지재권이 면제되면 국내에서도 6개월 내에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것이라 전망하면서도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과 똑같은 백신을 제조하기까지는 시행착오가 필요하다고 분석한다. 정지혜 대한변리사회 행정이사는 “바이오의약품은 생산 공정의 온도나 습기 등 미세한 조건에 따라 품질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백신 개발사들도 조정 과정을 거치며 제조 노하우를 축적한다”며 “이같은 노하우는 특허 대상이 아닌 데다 이를 공개하라는 것은 개발사 입장에서는 영업비밀까지 공개하라는 것과 같기 때문에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배경으로 기업들은 위탁생산(CMO)이라는 방식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CMO는 크게 ‘완제의약품(DP)’과 ‘원료의약품(DS)’ 공정으로 나뉜다. DP는 mRNA 백신 원액을 들여와 송도 공장에서 병에 주입한 뒤 밀봉하는 공정이다. 인체 투입 전 최종 단계인 만큼 품질 유지와 철저한 무균 처리 등의 높은 기술력을 요한다. 다만 mRNA 백신 원액까지 생산하는 DS보다는 상대적으로 낮은 기술수준이다. DS는 백신의 알맹이와도 같은 코로나19 유전물질을 포함한 mRNA 제조하는 기술과 mRNA를 감싸 보호하는 지질나노입자(LNP) 기술을 이전 받아야 가능하다. 


모더나 백신의 DS공정은 스위스 론자가 유일하게 담당하고 있다. 론자가 모더나로부터 기술이전을 받는데 1년 가까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바가 모더나 추후 DS 위탁생산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지만 론자와 모더나가 이미 10년 간 생산계약을 맺어 가능성이 별로 크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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