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소리 잘 못듣는 난청 치료 길 열린다

2021.05.25 04:00
IBS 연구진, 국제공동연구 통해 원인 유전자 발견
이창준 IBS 인지및사회성연구단장(왼쪽)과 최병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IBS 제공.
이창준 IBS 인지및사회성연구단장(왼쪽)과 최병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IBS 제공.

청신경 이상으로 소리를 인지할 수 있지만 말소리 구별 능력이 떨어지는 난청 질환인 ‘청각신경병증’을 유발하는 새로운 유전자가 발견됐다. 유전자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달팽이관 기능을 대체하는 인공 와우를 환자에게 이식 수술한 결과 음성 분별 능력을 회복시키는 데도 성공해 청각신경병증 진단 및 치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이창준 인지및사회성연구단장 연구팀이 최병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연구팀, 목포대, 중국 센트럴사우스대, 미국 마이애미대 연구진과 공동연구를 통해 새로운 난청 유전자 ‘TMEM43’ 돌연변이가 청각신경병증을 유발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온라인판 25일자(한국시간)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청각신경병증은 달팽이관이나 청신경 이상으로 소리 인지는 가능하지만 말소리 구별 능력이 저하되는 난청 질환이다. 난청은 병리학적 원인에 따라 치료법과 결과가 좌우되는데 청각신경병증은 원인과 양상이 다양해 치료가 매우 어렵다. 

 

난청 원인으로는 달팽이관 지지세포 이상에 따른 ‘간극연접’ 기능 저하가 거론된다. 간극연접은 세포와 세포 사이를 연결하는 단백질 복합체로 이뤄진 연결구조로 달팽이관 내 세포들간 이온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에 관여하는 난청 유전자의 종류와 난청 발병 메커니즘은 밝혀진 바가 거의 없다. 

 

공동연구팀은 유전학적 검사를 통해 달팽이관 지지세포에 존재하는 새로운 난청 유전자 TMEM43을 규명하고 병리학적 기전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연구팀은 우선 난청의 원인을 찾기 위해 진행성 청각신경병증을 지닌 한국과 중국 국적 환자군의 가계도를 분석했다. 유전자 검사 결과 공통적으로 TMEM43 돌연변이가 유전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TMEM43 유전자가 난청의 원인이라는 의미다. 

 

연구팀은 TMEM43 돌연변이 유전자를 주입한 생쥐 모델 실험에서 TMEM43 유전자가 난청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정상 쥐는 성장하면서 달팽이관 지지세포도 커지지만 돌연변이 쥐는 커지지 않았다. 분석 결과 TMEM43 유전자가 간극연접 기능을 조절해 달팽이관 내 항상성 유지에 핵심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달팽이관 지지세포 내 TMEM43 유전자에 결함이 있을 경우 간극연접 기능에 이상이 생겨 청각신경병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또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TMEM43 유전자에 이상이 있는 난청 환자 3명에게 달팽이관의 기능을 대체하는 인공 와우 이식 수술을 진행한 결과 음성 분별 능력이 성공적으로 회복됐다. 

 

이창준 IBS 인지및사회성연구단장은 “이번 연구는 임상 의사와 세계 각국의 기초과학자들이 협력해 도출한 결과로 한국 과학자들이 연구를 주도했다”며 “그동안 연구가 부족했던 말초신경계 달팽이관 내 교세포의 분자생리학적 역할을 규명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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