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AI 경쟁력 냉정하게 평가해보니…“질보다 양으로 얻은 세계 4위”

2021.05.25 09:00
25일 학술정보분석기업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가 KAIST 혁신전략정책연구센터(CISP)와 공동으로 발간한 '글로벌 AI 혁신경쟁: 현재와 미래보고서' 보고서 표지 캡처

국내 인공지능(AI) 기술의 질적 성장이 양적 성장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AI 발명 특허는 대거 출원되고 있지만, 이중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특허 기술은 많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25일 학술정보분석기업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가 KAIST 혁신전략정책연구센터(CISP)와 공동으로 발간한 ‘글로벌 AI 혁신경쟁: 현재와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10~2019년 총 6317건의 AI 특허를 출원하며 특허 수에서는 세계 4위에 올랐지만, 특허 활용도를 나타내는 특허영향력지수(CPI·Combined Patent Impact)에서는 상위 10개국의 CPI 평균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 세계 AI 특허 출원 데이터를 이용해 이 같은 분석 결과가 발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전 세계 상위 10개국의 AI 특허는 총 13만5925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9만1236건이 중국에서 나와 2위 미국(2만4708건), 3위 일본(6754건)과 압도적인 차이를 벌리며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AI를 ‘그랜드 비전(Grand Vision for China)’의 주요 항목에 포함하고 우리 돈으로 약 160조 원을 투자하는 등 AI 개발을 국가의 중요한 전략으로 삼아 정부 주도 하에 단기간에 세계 1위로 도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중국은 질적인 측면에서는 상당히 부실한 것으로 평가됐다. 보고서는 중국이 특허 수나 증가 속도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CPI 상위 10%를 특허의 영향력으로 볼 때 중국은 우수한 기술보다는 양적 성장에 치우쳐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미국은 AI 특허 수에서 2위를 기록하는 동시에 CPI 상위 10%에 해당하는 특허가 전체의 약 43%를 차지하며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AI 기술에서는 세계 최고로 분석됐다. 미국은 국가 차원의 AI 전략 없이 민간 중심에서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보고서 책임 저자인 김원준 KAIST 혁신전략정책연구센터장(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은 “정부 등 공공 주도의 AI 기술 개발 전략은 양적 성장에는 도움이 되지만 실제 응용이나 활용 등 영향력 측면에서는 임팩트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미국은 산업 주도로 AI 혁신이 이뤄지면서 산업 발전과 인재 양성, 취업 등이 선순환 구조를 이루면서 실질적인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도 정부 주도의 AI 개발에 쏠려 있다. 정부는 국방·의료·공공안전 등의 분야에서 대규모 정부 프로젝트를 통해 AI 연구개발(R&D)을 추진하고 있으며, AI 대학원을 설립해 전문 인력 양성도 지원하고 있다. 그 결과 대학과 정부 연구소의 AI 개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미국, 일본, 독일, 영국, 캐나다, 프랑스 등은 산업계 중심의 AI 기술 개발이 90% 이상인 점과는 대조적이다.

 
김 교수는 “AI는 건물, 컴퓨터 등 다양한 곳에 전력을 공급하는 전기처럼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는 일반 목적 기술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AI를 특정 목적 기술로 취급하면 인력 양성 측면에서도 활용 범위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만큼 AI에 대한 정책 기조를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국가 간 AI 기술 경쟁은 더욱 가속화 할 전망이다. 이미 AI 인재는 우수한 AI 생태계를 가진 국가로 이동하고 있으며, 기업은 이런 국가에 AI의 R&D 기능을 이전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말부터 AI 인재 공급이 수요를 넘어섰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 


김 교수는 “AI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술 혁신 자체가 매우 광범위하게 발전하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유기적인 산학 협력이 가능한 AI 생태계를 구축해야 향후 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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