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림 벌목 논란...美 연구진 "기존 숲 건강 유지에 집중해야"

2021.05.24 16:47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논평 게재
미시간대 제공
미시간대 제공

산림청이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위해 수령 30년 안팎 나무를 베어내고 어린 나무 30억 그루를 심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국내에서 산림 벌목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산림청은 온실가스 흡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오래된 나무 일부를 베어내고 어린 나무를 심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오래된 나무와 온실가스 흡수 속도의 연관성이 명확치 않고 산림의 여러 기능을 고려할 때 숲을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며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는 21일 기존 숲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기후변화를 고려한 산림 계획을 입안해야 한다는 미국 연구팀의 논평이 실려 눈길을 끌고 있다. 조나단 오버펙 미국 미시간대 환경 및 지속가능성학부 교수와 데이비드 브레셔스 미국 애리조나대 천연자원 및 환경학부 교수 연구팀은 사이언스에 게재한 논평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대신 나무를 심는 아이디어는 꿈같은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산림청은 올해 1월 탄소중립 산림 부문 추진전략을 발표하면서 산림의 노령화로 국내 산림의 온실가스 흡수량이 3분의 1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소 흡수력이 떨어지는 나무를 베어내고 30년간 30억 그루를 심어 탄소를 3400만 t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일부 언론과 환경단체는 오래된 나무의 탄소 흡수량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과 맞지 않다며 비판을 제기했다. 산림청은 단위면적당 숲 전체의 나무 숫자 자체가 줄어 흡수량이 주는 것은 사실이라며 반박하기도 했다. 오래된 나무의 기준을 30년으로 정한 근거가 있느냐는 지적이 이어지자 산림청은 환경부와 함께 민관협의체를 구성하고 논의를 이어가기로 한 상황이다.

 

브레셔스 교수는 “기후 위기에서 벗어날 방법을 심을 수는 없다”는 비유적 표현을 쓰며 과학적 고려 없이 많은 나무를 심어 돈을 낭비하는 대신 기존 숲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책 입안자들은 식생 변화에 최적화된 새로운 과학과 정책 및 재정 메커니즘을 활성화해야 하며 우리가 심거나 보존하려는 나무와 숲이 기후변화에 직면해 생존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기후변화에 따른 식생 변화를 예측하고 숲을 관리하는 것이 새로운 산림 관리 패러다임이 될 것으로 봤다. 예를 들어 기후변화로 대규모 산불이 자주 일어나는 지역에는 적극적으로 산림 밀도를 낮추기 위해 벌목을 장려하는 식이다. 기후변화로 식생이 바뀌어 최적 기후대에 있지 않은 나무가 있다면 새로운 종으로 선택적으로 대체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연구팀은 산림 관리를 통해 얻은 목재를 바이오매스로 활용하는 데는 대체로 동의했다. 연구팀은 바이오매스로 태워 나오는 숯을 땅속에 저장하는 ‘바이오 숯’이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기술(CCU)의 하나인 만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산림청은 현재 벌목한 산림을 목재로 사용하면 온실가스 감축에 도움이 된다며 2050년 기준 바이오매스 발전을 통해 감축할 수 있는 탄소 배출량을 연간 40만t에서 520만t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바이오매스 연료를 얻기 위해 무분별한 벌목이 이뤄질 수 있다는 문제 제기도 이뤄지고 있다.

 

오버펙 교수는 “제거된 목재를 바이오매스로 전환하고 토양에 숯을 매장하는 것은 숲이 대기에서 탄소를 차단해 기후와 싸우는 데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라며 “산림 탄소 관리가 새로운 경제 활력이 필요한 농촌 지역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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