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인보다 유색인종이 도시 열섬현상에 더 많이 노출"

2021.05.26 00:00
미국 175개 도시 분석결과…소득 아인 인종별 차이 처음 확인 원인 추적 필요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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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백인보다 유색인종이 소득 수준과 관계 없이 도시의 열섬현상에 더 취약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열섬현상은 각종 인공열과 대기오염 물질 때문에 도시 상공의 기온이 주변 지역보다 높아지는 현상이다. 열섬 현상은 여름철 도시에서 폭염을 유발해 사망 위험을 높이고 열사병, 일사병 등의 온열질환을 유발하는 등 문제를 낳고 있다.


앙헬 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공공정책 및 환경학과 교수팀은 미국 내 175개 도시를 위성영상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백인보다 흑인과 히스패닉, 아시아계가 더 열섬에 많이 노출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26일 공개했다.


열섬 현상은 도시화가 진행되며 난방 시설과 자동차열 등 사람의 영향으로 발생한다. 교외보다 보통 3~4도 높다. 열섬 현상은 도심의 대기질과 큰 연관이 있다. 따뜻한 공기 덩어리는 찬 공기보다 상대적으로 가벼운데, 위층의 공기가 아래층 공기보다 기온이 높을 경우 오염된 공기는 위로 상승하지 못하고 지상에 정체하게 된다.


연구팀은 이런 열섬현상 차이에 사회인구학적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인공위성으로 촬영한 기온 데이터와 2017년 미국인구조사의 사회인구통계 데이터를 분석했다. 도시화 정도가 높은 미국 내 도시 175 곳이 분석에 포함됐다.

 

연구팀은 인종별로 '열섬 노출 정도(SUHI)'를 계산했다. SUHI는 도시와 교외 지역의 기온 차이를 나타낸 수치다. 흑인의 SUHI가 3.12, 히스패닉 2.77, 아시아계를 포함한 다른 인종들이 2.41, 백인 1.47로 나타났다. 아시아인이나 흑인, 히스패닉 등 유색인종들이 백인들보다 더 많이 열섬 현상에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연구팀은 175개 도시 중 169개 도시에서 이런 현상이 공통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소득 수준과 별개로 나타난 현상이다. 연구팀은 “연구대상에 포함된 유색인종 인구의 10% 만이 빈곤층으로 분류됐음에도 불구 평균적으로 유색 인종이 열섬 현상에 더 많이 노출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인종과 상관없이 빈곤층이 열섬 현상에 더 많이 노출되고 있다는 사실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인종에 상관없이 저소득층에 속하는 층은 다른 소득층에 비해 거의 2배 이상 높은 열섬 현상에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은 주거지나 거주 환경이 취약해 이런 열섬 현상에 더 많이 노출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열섬 현상은 녹지 공간과 도시형태, 도시 크기 등에 따라 차이가 발생한다. 같은 도시라도 거주 위치에 따라 열섬 현상에 노출되는 정도가 다를 수 있다. 

 

연구팀은 “도시 열섬 현상은 공공 보건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환경적 조건으로 떠올랐다”며 “열섬 현상이 소득 수준에 따라 다르게 영향을 미친다는 개별 사례들은 발견됐지만 종합적으로 여러 도시들을 분석한 것은 없다”며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열섬 현상은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와있다. 김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팀이 2017년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여름철 기온이 섭씨 1도 오르면 국내 지역별로 뇌졸중 사망자가 최저 2.3%에서 최대 5.4%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 교수는 “소득에 관계없이 인종에 따라 열섬 현상에 노출되는 정도가 다르다는 것은 흥미로운 발견”이라며 “그 요인이 무엇인지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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