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카드·복권·우버탑승권…방역 변수 주지 않는 해외의 다양한 백신인센티브제

2021.05.26 15:53
접종률 상승 효과 있어…방역 변수 주지 않는 현금 또는 현물 방식
광주 북구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들이 화이자 백신을 주사기에 나눠담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광주 북구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들이 화이자 백신을 주사기에 나눠담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정부가 내달 1일부터 직계가족모임 인원제한과 마스크 착용 강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 인센티브제를 도입한다. 백신을 맞은 이들에게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을 돌려주는 동시에 정체돼 있는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이다. 이런 가운데 백신 인센티브제는 이미 해외에서 도입돼 접종률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증명되고 있다.

 

 

○ 접종률 둔화된 미국 가장 다양해

 

미국은 최근 들어 백신 접종률이 눈에 띄게 둔화되면서 연방정부는 물론 주별로 다양한 인센티브가 등장하고 있다. 미국은 지금까지 인구의 49.9%인 1억63900만 명이 최소 1차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고 39%는 2차례 접종을 모두 마쳤다. 하지만 최근 향후 백신을 맞겠다는 사람이 11% 밖에 나오지 않아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 4일까지 최소 한 차례 접종을 한 인구 비율을 70%까지 높이겠다는 바이든 정부의 목표에 노란불이 켜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급기야 이달 초 백신을 맞으러 접종센터를 오갈 때 무료 교통편을 제공하겠다는 추가 지원책을 내놨다. 이달 24일부터 7월 4일까지 접종을 희망하는 사람은 우버와 리프트를 접종 장소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주별로도 다양한 인센티브를 내놓고 있다. 미국 오하오주는 이달 26일부터 백신을 맞은 사람들을 위한 복권 추첨을 시작했다. 백신을 1번 이상 맞은 이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진행해 현금 100만 달러(약11억 1670만 원)를 지급한다. 마이크 드와인 오하이오 주지사는 “오하이오주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성인 가운데 백신을 한 번 접종한 이들은 누구나 ‘백신 복권’ 추첨 대상이 된다”며 “100만 달러를 퍼주는 건 낭비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진정한 낭비는 백신이 있는데도 코로나19로 목숨을 잃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령제한으로 추첨에 참여하지 못하는 17세 이하 접종자에게는 장학금 혜택이 주어진다. 당첨금은 연방 정부에서 지원하는 코로나 대응 예산에서 차출했다. 이 같은 복권추첨 백신 인센티브는 5주 간 매주 예정이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정치매체 더힐에 따르면 오하이오주의 인센티브 제도가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오하이오주 보건부에 따르면 16세 이상 주민 중 백신을 맞은 사람이 이달 13~19일 11만 939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복권추첨 백신 인센티브를 발표하기 이전 주인 5~12일 8만 9464명보다 33.5% 증가한 것이다. 

웨스트버지니아주는 백신을 맞는 16∼35세 주민들에게 100달러짜리 예금증서를 주고 있다. 

주 당국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지금껏 쓴 돈에 비하면 인센티브가 얼마 안 되는 비용이라고 보고 있다.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생각이 덜한 청년층을 100달러로 유인해서라도 빨리 백신을 맞혀 집단면역을 달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노샘프턴 카운티는 요양시설 직원들에게 백신을 맞으면 750달러(약 82만원)씩 주기로 합의했다.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는 백신 접종자를 데려온 주민에게 50달러(약5만4000원) 상당의 현금 카드를 지급하고 있다.  집단면역 달성을 위해 접종은 중요한 일이지만 이를 보상하는 게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을 수 있어 백신을 접종하도록 주변을 설득해내는 수고를 한 이들에게 50달러짜리 현금카드를 주겠다는 논리다.

 

코네티컷주는 백신을 맞은 주민이 19∼31일에 식당에서 식사할 때 공짜 음료를 받을 수 있게 하는 아이디어를,  시카고시는 백신 접종을 마친 주민이 미용실 등지에서 특별 할인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미국의 일부 지역에서 도넛, 팝콘, 현금, 비디오게임, 서프보드에 이어 마리화나까지 내걸었다고 전했다.

 

○ 인도, 중국, 이스라엘 등도 인센티브 동참

인도에선 남성과 여성을 목표로 한 이색 인센티브도 내걸었다.  인도 구자라트주의 라지코트에서는 세공업자들이 '접종 인센티브'로 여성에겐 코에 거는 액세서리인 황금 코걸이, 남성에겐 요리도구를 내걸었다. 인도 보건 당국은 접종을 의무화하지 않았지만 지자체에서 코로나 확산을 막아보겠다는 의미로 마련했다.  인도에서는 한때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만명을 훌쩍 웃돌며 위기감이 이어지고 있다. 북델리에서는 당국 차원에서 접종자에게 세금 5% 환급을 적용하고 있다.

 

중국의 베이징에서는 자국 백신을 맞은 접종자에게 계란 두판을 나눠줬다. 중국 내 다른 지역에선 상품권, 명소 입장권이나 휴지, 닭요리, 밀가루가 경품으로 등장했다.


러시아에서는 아이스크림, 이스라엘에서는 탄산음료, 맥주, 빵 등을 주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일부 식당에서는 백신 1차 접종자에게 10%, 2차 접종자에게 20% 할인을 해준다.호주의 식당 체인점인 레드 루스터는 백신을 맞는 직원들에게 250달러 보너스와 함께 이틀 치 유급 휴가를 주기로 했다.

 

일부 국가들은 백신 접종자들을 위해 백신 여권을 준비하는 등 해외 여행이 가능한 제도로 인센티브를 갈음하고 있다.  영국은 일상으로의 회복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이른바 '백신 여권' 도입에 나섰고 광업 의존도가 높은 스페인과 그리스, 태국 등 15개국 이상이 백신 여권이나 이와 비슷한 코로나19 상태 증명서 등을 도입했거나 할 예정이다.

 

 

○ 인센티브 접종률 올리는데 효과, 방역변수 주지 않는 방식

전문가들도 대체적으로 이 같은 인센티브제가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전망한다. 과거 연구들에 따르면 재정적 인센티브는 사람들이 건강과 관련된 행동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2019년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이 보건의료 관련 국제기관인 ‘코크란’에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재정적 인센티브가 흡연자들이 담배를 끊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6년 고용주가 직원들의 채소와 과일 섭취 증가에 재정적 인센티브를 부여해 의도하는 바를 이뤘다는 미국 콜로라도대 연구팀의 보고도 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백신 인센티브의 효과는 증명된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은 지난 3월 24일에서 지난달 14일 동안 일반인 1만4557명을 대상으로 백신 인센티브에 따른 접종 의향을 물었다. 이들은 모두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상태였다.


그 결과 백신 접종에 대한 보상 금액이 클수록 백신을 맞겠다는 비율이 높아졌다. 100달러(약11만1650원)가 보상으로 주어질 경우 설문대상 중 34%가 백신을 맞겠다고 답했다. 50달러(약5만5825 원)는 31%, 25달러(약2만7912원)는 28%의 답변이 나왔다. 


연구팀은 “예방 접종을 받지 않은 인구의 약 3분의 1이 현금을 지불하면 백신을 맞을 의향이 더 커진다고 답했다”며 “미국 내 일부 주들에서 백신 인센티브제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번 연구결과는 이런 움직임들이 올바른 방향을 가졌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내놓은 백신 인센티브 안은 현금이나 현물로 대신하는 방안은 아니다. 직계가족모임 인원 제한이나 마스크 착용 등 코로나19로 제한을 뒀던 방역조치들을 푸는 것에 가깝다. 이와 관련해 마스크 제한 해제 등은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 방역에 변수를 줄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에서 “정부는 추가적 완화조치를 그때그때 시행해 나가겠다"며 "민간 부문에서도 접종 완료자를 위한 다양한 혜택을 적극 실행한다면 코로나19 조기 극복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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