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중국 기원설’로 쏠리나…英·노르웨이 과학자, 이상 아미노산 근거로 실험실 조작 주장(종합)

2021.05.30 16:47
연합뉴스 제공
연합뉴스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이 중국의 실험실에서 시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른바 ‘중국 기원설’이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재점화되면서 세계보건기구(WHO) 내에서도 코로나19 기원 확인 재조사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등 코로나19 기원 확인을 위한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WHO는 올해 1~2월 4주간 중국 우한에 국제조사단을 보내 코로나19 기원을 조사한 뒤 최종보고서를 발표했지만, 박쥐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간 숙주 동물을 거쳐 사람에게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미 알려진 사실을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쳐 국제사회로부터 부실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중국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면서도 바이러스가 냉동식품을 통해 다른 나라에서 중국으로 유입됐을 수 있다는 중국 정부의 주장은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 내 논란을 일으켰다. 

 

코로나19의 중국 기원설은 26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정보당국에 코로나19 기원에 대해 90일 내에 다시 보고하라고 지시를 내리면서 불을 지폈다. 미 정보기관 두 곳 중 한 곳은 코로나19가 ‘동물에서 유래했다’고 보고했고, 다른 한 곳은 ‘실험실에서 유래했다’고 보고하면서 정보당국의 판단이 엇갈리자 바이든 대통령이 재조사를 요구한 것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코로나19 기원 재조사 지시와 관련해 이날 백악관이 발표한 성명에는 세 차례에 걸쳐 중국을 명시했고, 조사를 위해 파트너 국가와 협력한다는 내용도 담아 중국을 압박했다.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기원 재조사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국제사회에서도 코로나19 기원을 둘러싼 진상 조사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27일(현지 시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의 기원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미국과 다른 국가의 요구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국 정보기관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중국 실험실 유출설이 개연성이 있다고 밝혔다. 30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정보기관은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처음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현재 중국 기원설을 조사 중이다. 

 

미국과 영국 등은 WHO에도 독립된 전문가들이 중국 내 초기 데이터와 샘플에 완전히 접근할 수 있는 방식으로 2차 기원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WHO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코로나19 기원 조사가 정치에 오염됐다고 비판했지만, 내부에서는 코로나19 재조사의 필요성에 동의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28일(현지 시간) WHO 내부 전문가 그룹이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에게 코로나19 기원 조사를 추가로 진행하자는 제안을 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이런 움직임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와 코로나19 바이러스 기원은 그 어떤 연관성도 없다고 주장하며 “미국이 비난을 돌림으로써 정치적 놀이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오리젠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미국은 사실이나 진실에 관심이 없고, 과학에 기반한 발원 조사에도 관심이 없다”며 “미국의 목표는 낙인찍기와 정치 조작, 비난의 화살 돌리기”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前) 미 대통령이 지난해 우한 바이러스연구소 유출설을 강력하게 주장하면서 중국 기원설이 신빙성을 잃었고, 이로 인해 오히려 중국 기원설에 대한 과학적인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시각도 있다. 

 

Minerva, 위키피디어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실험실에서 조작됐다는 연구 논문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비르거 소렌센 박사(왼쪽)와 앵거스 댈글레시 영국 런던 세인트조지대 종양학 교수. Minerva, 위키피디어 제공

과학계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한 실험실에서 유출됐을 수 있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29일(현지 시간) 앵거스 댈글레시 영국 런던 세인트조지대 종양학 교수와 노르웨이에 본사를 둔 백신 회사인 이뮤노(Immunor AS)의 대표이자 과학자인 비르거 소렌센 박사의 논문을 단독 입수했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자연적으로 생긴 것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만들어졌음을 입증하는 ‘고유한 지문’을 발견했다는 내용을 담은 연구 논문을 국제학술지 ‘QRB 디스커버리’에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저널은 영국 케임브리지대가 발행하는 생물학 구조와 기능 등을 다루는 학술지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이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조작해 만들어졌다는 결정적인 증거로 바이러스에서 4개의 아미노산이 일렬로 연결된 부위를 발견했다는 점을 들었다. 이들은 아미노산 4개가 모두 양전하를 띠고 있어 음전하를 띤 인간 세포에 잘 들러붙는데, 자연상태에서 아미노산 4개가 모두 양전하를 띠면 서로 밀어내야 하는 만큼 인위적으로 만들지 않고서는 만들어지기 어려운 구조라며 이를 토대로 코로나19의 실험실 조작설을 주장했다. 


댈글레시 교수와 소렌센 박사는 지난해에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자연적으로 발생하지 않았으며 실험실에서 기능을 획득해 인공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주장을 담은 논문을 제출했지만 과학적 근거보다는 정치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이유로 게재 승인이 떨어지지 않아 발표하지 못했다. 

 

한편 미국 방역사령탑인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코로나19가 자연 발생했다는 가설은 더는 신뢰하지 않는다”며 “동물에서 사람으로 바이러스가 전파됐다는 이론을 계속 신뢰한다”고 밝혔다.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작성하기

    의견쓰기 폼
    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