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의존 낮추지만 원전은 탄소중립 핵심수단"…내년 고준위방폐장 ‘시제오’도 착공

2021.06.02 19:48
2일 주한 프랑스대사관, ‘핵폐기물 관리를 위한 프랑스식 해법’ 기자간담회 개최
주한 프랑스대사관 제공
2일 주한 프랑스대사관은 프랑스의 핵폐기물 관리 방법을 설명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주한 프랑스대사관 제공

유럽의 원전 대국 프랑스가 2022년 대규모 고준위 방폐장 ‘시제오(CIGEO)’ 건설에 착수한다.  오는 2035년까지 완공한다는 목표다. 

 

필립 르포르 주한 프랑스 대사는 2일 프랑스 대사관이 개최한 ‘핵폐기물 관리를 위한 프랑스식 해법’을 소개하는 기자간담회에서 “프랑스는 방사성 폐기물에 대한 해답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는 뷰흐 지역 인근 지하 500m에 15km² 규모의 심지층 처분장 시제오를 지을 계획이다. 프랑스 각지 원전에서 사용되고 난 핵연료인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총 8만5000m³을 매립할 수 있는 규모다. 

 

프랑스는 1962년 첫 상업용 원전 발전을 시작했다. 현재 가동 원전만 56기에 이르는 원전 대국이다. 프랑스는 전체 전력 수급량의 70%가량을 원자력 발전으로 충당하고 있으며, 2035년 50%까지 낮출 계획이다. 


프랑스 정부는 원자력 에너지를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에너지 정책의 핵심 요소로 꼽는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공동연구센터는 올해 3월 2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원자력 에너지가 EU의 녹색 분류 체계에 포함된 다른 전력 생산 기술보다 건강이나 환경에 더 해롭다는 과학적인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르포르 대사는 “원자력은 친환경적으로 기후 대응에 맞설 수 있는 에너지”라며 “탄소중립이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른 만큼 방사성 폐기물 문제를 논의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핵폐기물을 다룬다. 원자로에서 연료로 사용하고 배출되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해 새로운 연료인 목스(MOX)로 바꾸는 재처리 기술이 그중 하나다. 프랑스 원자력 기업인 오라노(ORANO)는 40년 이상 라 아그 처리장에서 이 방식으로 핵폐기물을 재처리하고 있다. 


이날 온라인으로 간담회에 참석한 필립 아트롱 오라노 아시아 회장은 “프랑스 원전에서 생산되는 전기의 10%는 핵연료 재처리를 이용한 것”이라며 “재처리 기술에서도 안전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라노는 핵연료 재처리를 통해 목스를 만들고 남은 최종 잔류물은 고강도 포장재로 밀봉해 부피는 5배, 독성은 10배 줄이는 방식을 쓰고 있다. 


시제오와 같은 심지층 처분장에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매립하는 방식도 있다. 프랑스 정부는 1991년부터 방사성 폐기물 처분 방식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고, 2006년 방사성폐기물관리계획법을 제정한 뒤 방사성폐기물관리청(ANDRA)을 전담 기관으로 정해 시제오 부지 선정과 방식에 대한 과학적 검증 작업을 벌였다. 


다니엘 들로르 방사성폐기물관리청 국제협력팀장은 “국민의 의견을 묻는 공론화 과정을 포함해 시제오 계획 확정까지 25년이 걸렸다”며 “운영 기간은 100년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시설이 폐쇄된 후에도 수십만 년 동안 방사성 물질을 안전하게 가둬놓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를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올해 3월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는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과 관련된 사회적 갈등이 컸던 만큼 부지 선정과 유치 지역 지원 등을 법제화하자는 내용을 담은 대정부 권고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재검토위원회는 임시저장시설(맥스터)과 관련해서도 과학적 타당성과 국민 수용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관련 절차를 법제화하라고 권고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차성수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은 “재검토위원회 활동이 종료되면서 조만간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에 대한 논의에 시동이 걸릴 것 같다”며 “프랑스의 경험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차 이사장은 또 “한국은 미래세대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기본 원칙 하에 원자력 에너지를 다루고 있고, 그간 핵의 평화적 이용에 치중해 왔다”며 “프랑스와 여러 면에서 상황이 다른 만큼 도움이 되는 경험을 공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의 탈원전 기조와 관련해 르포르 대사는 “핵폐기물 처리 문제는 운영 원전이 있는 상황에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이슈”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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