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도입하는 코로나19 백신 변이 대응 효과 얼마나 있나

2021.06.04 16:00

화이자 백신, 델타 변이 대응 항체 수준 낮아...전문가들 "부스터샷 계획 수립에 도움"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얀센 등 변이 보호 효과 있지만 다소 떨어져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65∼74세 일반인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신규 1차 접종이 시작된 27일 서울 동작구 연세이비인후과에서 시민들이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65~74세 일반인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신규 1차 접종이 시작된 지난달 27일 서울 동작구 연세이비인후과에서 시민들이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이 인도에서 처음 발생한 ‘델타형’ 변이바이러스에 대응하는 항체 농도가 영국에서 첫 발생한 ‘알파형’ 변이바이러스에 대응하는 항체 농도보다 상대적으로 더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프랜시스크릭연구소와 영국 국립보건연구원(NIHR),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병원(UCLH) 바이오메디컬연구센터 연구진은 이같은 연구결과를 의학 학술지 ‘랜싯’에 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최신 변이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의 중화항체 능력을 조사한 연구 중 최대 규모다. 

 

전문가들은 현재 전세계에서 유행중인 알파(영국)·베타(남아공)·감마(브라질)·델타(인도) 변이바이러스 4종에 대한 기존 백신의 예방 효과가 불확실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화이자 백신 접종 후 생성된 항체 농도 수준에 대한 조사로 알파 변이에 대응하는 항체 농도보다 델타 변이에 대응하는 항체 농도가 감소한다는 결론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항체 수준만으로는 백신 효과를 가늠하기 어려우며 항체 농도가 낮아도 보호 효과는 있지만 추가 접종(부스터샷) 계획 수립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 화이자 백신, 델타 변이 대응 항체 농도 떨어져

 

이번 연구는 의료 종사자들과 의료 기관 직원들이 정기적으로 혈액 샘플 등을 제공하면서 이뤄졌으며 변이바이러스의 잠재적인 위험이 신속하게 분석됐다. 연구진은 화이자 백신을 1회 또는 2회 접종받은 건강한 성인 250명의 혈액에서 항체 농도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코로나19 초기 유행했던 바이러스와 지난해 4월 유럽 전역에서 1차 대유행한 변이바이러스(D614G), 영국에서 발생한 알파 변이바이러스, 남아공에서 발생한 베타 변이바이러스, 인도에서 발생한 델타 변이바이러스 등 총 5종의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항체의 능력을 테스트하고 결과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화이자 백신 2회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에게 형성된 항체 중 델타 변이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항체 농도가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첫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항체 농도보다 약 5배 이상 낮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한차례만 접종받은 사람들에게 형성된  델타 변이바이러스에 대응하는 항체 농도보다 2회 접종자들의 항체 농도가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화이자 백신을 1회 접종 받은 사람들의 바이러스별 항체 수준도 조사됐다. 분석 대상 250명 중 79%는 첫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을 정도의 항체 농도가 형성됐다. 하지만 알파 변이바이러스 대응 항체가 형성된 사람은 50%, 델타 변이바이러스 대응 항체가 형성된 사람은 32%, 베타 변이바이러스 대응 항체가 형성된 사람은 25% 수준으로 감소했다. 항체 수준은 모든 바이러스에 대해 고연령일수록 감소했지만 성별이나 체질량 지수 등과는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델타 변이바이러스 대응 항체 수준은 고연령일수록 낮아지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가을철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백신 추가접종(부스터샷) 계획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또 “이번 실험 결과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1세대 백신의 효과를 회피하기 위해 어떻게 진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항체 수준만으로는 백신 효과를 예측할 수 없고 항체 수준이 낮아도 코로나19 보호 효과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밝혔다. 

 

엠마 월 UCLH 감염병 컨설턴트는 “이번 연구로 변이바이러스 위험과 백신 보호 효과에 대한 증거를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다”며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에게도 추가접종(부스터샷)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LV 바우어 프랜시스크릭연구소 RNA바이러스복제연구소 그룹 리더는 “바이러스의 변이를 추적하는 것은 감염병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 모더나·아스트라제네카·얀센 백신의 변이 대응 효과 있지만 항체 농도는 떨어져

 

미국 모더나,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 존슨앤드존슨 계열사 얀센의 백신도 접종받지 않는 것보다 변이바이러스 보호 효과가 있지만 변이에 대응하는 항체 농도나 능력은 기존 바이러스 대응에 비해 다소 떨어진다는 보고가 속속 나오고 있다. 

 

우선 모더나의 경우 최근 6개월 전 백신 임상시험에 참가한 사람들의 혈액 샘플에서 항체 형성 여부를 조사한 결과 베타 변이에 노출된 시험 참가자 중 절반 가량이 항체를 생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모더나는 동안 주요 변이 4종에 대해 모두 임상시험에서 확인된 예방 효과인 94%의 높은 유효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해왔다. 미국 에모리대 의대와 독일 괴팅겐대·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은 지난달 화이자와 모더나의 mRNA 백신이 델타 변이바이러스를 차단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다만 바이러스를 중화하는 항체의 능력은 기존 바이러스에 비해 7분의 1로 떨어진다고 밝혔다. 

 

모더나는 델타 변이에 대응하는 항체 농도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최근 부스터샷 접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자 백신은 앞선 연구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95%의 예방 효과를 나타내지만, 알파 변이에는 75%, 델타 변이에는 70~75%로 예방 효과가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감마 변이에 대한 조사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베타 변이의 경우 예방 효과가 10% 수준으로 나타나 사실상 백신의 효과가 없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나머지 우려 변이 3종에 대해서는 대체로 효과가 유지되지만 조사가 더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얀센의 백신은 베타 변이에 64%, 감마 변이에 61%의 예방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알파 변이에는 원래 예방 효과인 72% 수준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됐다. 

 

중국 제약사 시노백이 개발한 백신 ‘코로나백’은 감마 변이에 효과가 있다는 임상 결과가 공개된 바 있다. 지난 4월 브라질 의료진 대상 임상에서 1회 접종으로 유증상자를 50%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결과다. 다만 브라질에서만 임상 참가자를 모집해 베타 변이 감염 확률이 높지만 실제 임상 참가자들의 바이러스 유전체를 분석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베타 변이를 특정한 연구인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러시아 백신 ‘스푸트니크V’의 경우 감마 변이 예방효과가 높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공개됐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로이터는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가 아르헨티나 연구를 인용하며 스푸트니크V를 2회 접종한 사람들이 감마 변이에 효과가 있다고 보도했다. RDIF가 인용한 아르헨티나 연구에 따르면 첫 백신 접종 후 14일째 접종자 85.5%에 항체가 생성됐고 2차 접종자들은 42일 뒤 대다수 항체가 생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항체 농도에 대해서는 명확한 결과가 공유되지 않았으며 알파 변이 등 다른 주요 변이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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