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넘어 영국도 점령 당했다…코로나19 변수로 떠오른 ‘델타형 변이’

2021.06.07 16:52
영국에서 최근 인도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델타형 변이가 확산하는 가운데 영국 정부는 백신 접종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EPA/연합뉴스 제공
영국에서 최근 인도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델타형 변이가 확산하는 가운데 영국 정부는 백신 접종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EPA/연합뉴스 제공

인도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바이러스인 델타형 변이가 영국에서 처음으로 우세종으로 자리 잡았다는 영국 보건 당국의 조사 보고서가 나왔다. 그간 영국에서는 지난해 9월 켄트 지역에서 처음 확인된 영국 변이 바이러스인 알파형 변이가 확산의 주요 요인이었지만 이번에 알파형 변이를 제치고 델타형 변이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는 최근 중국 광저우에서도 급속히 퍼지면서 도시가 봉쇄되는 등 각국에서 코로나19 방역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62개국에서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가 보고됐다. 

 

 

○ “델타형 변이가 44%로 우세종”

영국 공중보건국(PHE)이 3일(현지시간) 발표한 변이 바이러스 통계에 따르면 5월 26일 기준 영국에서 추가로 확인된 변이 바이러스는 총 1만2431건으로 그중 델타형 변이가 5472건(44%)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알파형 변이 바이러스는 3720명(약 30%)이 늘어 델타형에 이어 두 번째를 기록했다.  

     
공중보건국은 매주 목요일마다 유전체 전장 분석을 통해 총 14종의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신규 확진자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다.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의 급속한 확산에 대해 맷 행콕 영국 보건부 장관은 6일(현지시간)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가 알파 변이보다 전염력이 약 40%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최근 영국 내에서는 5월 26일 직전 일주일간 델타형 변이 추가 감염자가 두 배로 늘어나는 등 델타형 변이가 조만간 지배적인 바이러스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특히 현재 코로나19 백신 접종에서 제외된 초·중등학교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늘어나는 추세여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델타형 바이러스가 지역감염으로 이어져 3차 물결이 올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영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두 차례 맞은 인구는 5일 기준 2720만 명을 넘어 전체 인구의 40% 이상이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영국 정부는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으면서 이달 21일 코로나19 제한 정책을 모두 해제할 계획이었다. 이달 1일(현지시간)에는 코로나19 신규 사망자가 처음으로 0명을 기록하는 등 백신 접종 효과도 가시화됐다. 


하지만 최근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영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21일로 예정된 코로나19 제한 정책 해제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폴 헌터 이스트앵글리아대 의대 교수는 6일 가디언에 “델타형이 알파형보다 더 악성이라고 볼 근거가 약하다”고 지적하며 제한 정책 해제를 지지했다. 


줄리안 탱 레스터대 호흡기과학과 교수도 “알파형 변이는 처음에 전파력이 강하고 환자에게 더 치명적일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파력만 높을 뿐 더 위험하지는 않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델타형 변이에 대한 섣부른 판단을 경계했다. 탱 교수는 “바이러스는 진화론적 관점에서 다른 사람에게 많이 전파할수록 약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로랜드 카오 에든버러대 수리생물학 교수는 코로나19 제한 정책을 모두 해제할 경우 유행 규모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카오 교수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의해 많은 사람이 감염될 경우 병의 위중을 떠나서 결과적으로 의료 시스템에 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다”며 “이런 관점에서는 제한 조치를 모두 해제하는 건 위험하다”고 말했다. 

 

 

○ 화이자 백신 항체 형성 효과 5배 낮춰

지금까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염기쌍 3만 개 가운데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에서 확인된 돌연변이는 10여 개다. 그중에서도 과학자들이 관심을 갖는 변이는 L452R와 E484Q 두 가지다. 델타형 변이의 가장 큰 특징은 이 두 가지 변이가 동시에 나타나는 이중 변이 바이러스라는 점이다. 스파이크 단백질에 있는 L452R은 전염력을 높이고 백신에 의해 형성된 항체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델타형 변이에서 확인된 P681R 변이도 전염력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브라질발 변이 바이러스인 감마형 변이에서 확인된 T478K 변이도 델타형에서 확인됐다.  


최근에는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가 코로나19 백신의 예방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프랜시스크릭연구소 등 영국 연구진은 3일 의학학술지 ‘랜싯’에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성인을 대상으로 항체 형성 정도를 조사한 결과 델타형 변이에 감염된 사람의 경우 중화항체 형성 수준이 5배 이상 낮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아직까지 델타형 변이가 돌파 감염을 일으킨다는 증거는 없다. 영국에서 코로나19 재감염 사례 874건을 조사한 결과 알파형이 556건으로 가장 많고, 델타형은 96건으로 나타났다.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작성하기

    의견쓰기 폼
    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