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균이 무지갯빛 색소 생산한다

2021.06.08 13:00
이상엽 KAIST 특훈교수 연구팀
연구팀이 시스템대사공학을 통해 미생물 대사회로를 구축 및 최적화하고 세포막 개량을 통해 색소 생산량을 증가시켜 만든 일곱 빛깔의 무지개 천연 색소. KAIST 제공.
연구팀이 시스템대사공학을 통해 미생물 대사회로를 구축 및 최적화하고 세포막 개량을 통해 색소 생산량을 증가시켜 만든 일곱 빛깔의 무지개 천연 색소. KAIST 제공.

국내 연구진이 석유 화합물 기반의 합성 색소를 대체할 수 있는 천연 무지개 색소를 미생물을 이용해 만드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KAIST는 이상엽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와 양동수·박선영 연구원(박사) 연구팀이 일곱 빛깔의 천연 무지개 색소를 생산하는 미생물 균주 개발에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5월 25일자 온라인판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색소는 식품이나 화장품에 널리 쓰이기 때문에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하지만 색소 중 대부분은 석유 화합물에서 생산되는 합성 색소라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합성 색소를 이용한 옷감 염색에서 발생하는 폐수는 전체 산업용 폐수의 17~20%에 달해 수질오염에도 영향을 미친다. 

 

건강·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생물을 이용한 천연 색소 생산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공정 비용이 비싸고 수율이 낮아 산업화가 어려웠다. 빨강, 주황, 노랑, 파랑, 보라색 천연 색소는 낮은 효율로 생산된 적 있지만 초록, 남색 천연 색소 생산은 보고된 바 없다. 

 

연구팀은 농촌진흥청이 지원하는 농업미생물사업단의 ‘카로티노이드 생산 미생물 세포공장 개발’ 과제의 지원을 받아 빨강, 주황, 노랑 3색의 카로티노이드를 효율적으로 생산하고 이를 확대한 7가지 무지개색을 모두 생산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카로티노이드는 천연물의 일종으로 당근이나 토마토 등 식물과 해양 조류에서 밝은색을 디는 물질이다. 카로티노이드계 천연 색소는 천연 식품첨가제 또는 영양보조제로 활용되기도 한다. 

연구팀은 지용성 식품과 의류 염색 등에 활용되는 소수성 천연 색소에 주목했다. 미생물의 대사회로를 조작하는 기술인 ‘대사공학’을 이용해 카로티노이드 계열 색소인 아스타잔틴(빨강), 베타-카로틴(주황), 제아잔틴(노랑)과 비올라세인 유도체 계열 색소인 프로비올라세인(초록), 프로디옥시비올라세인(파랑), 비올라세인(남색), 디옥시비올라세인(보라)을 생산하는 대장균들을 개발했다. 포도당이나 글리세롤을 먹이로 개발한 대장균을 배양해 일곱 빛깔의 천연 무지개 색소를 모두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미생물에서 소수성 색소가 생산되면 이는 세포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세포 내부에 쌓인다. 세포는 쌓인 색소를 수용하는 데 한계가 있어 그동안 소수성 색소를 특정량 이상 생산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세포의 모양을 변화시키거나 세포 내 소낭을 형성해 미생물 내부의 소수성 천연 색소 축적량을 늘렸다. 소낭은 세포 밖으로 특정 물질을 배출하거나 세포 안쪽으로 특정 물질을 운반할 때 활용되는 구조체를 말한다. 또 색소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세포 외 소낭을 형성, 미생물 밖으로 소수성 천연 색소를 분비하도록 만들어 무지개 색소를 고효율로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폐목재, 잡초 등 바이오매스의 주원료인 포도당 또는 산업 공정의 부산물로 생산되는 바이오매스 글리세롤을 이용해 일곱 빛깔의 천연 무지개 색소를 생산하는 대장균 균주를 최초로 개발했다”며 “석유 화합물 기반의 합성 색소를 대체할 천연 색소를 고효율로 생산할 수 있는 전략을 개발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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