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5개월전 남아프리카 인터넷 먹통 원인 알고보니 '해저 산사태'

2021.06.08 17:22
영국 연구진 "거대한 탁도류가 해저 케이블 파괴"
콩고 해저 협곡. 위키미디어 제공.
콩고 해저 협곡. 위키미디어 제공.

2020년 1월 나이지리아 등 남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국제 인터넷 네트워크와 데이터 트래픽 장애 현상의 원인이 1년 5개월만에 확인됐다. 서아프리카 콩고 강 하구에서 이어지는 콩고 협곡에서 1㎢ 규모를 넘는 모래와 진흙이 이틀간 대서양 바닥을 가로질러 1100km 거리를 빠른 속도로 이동한 ‘수중 산사태(탁도류)’로 해저에 매립된 케이블이 파괴됐기 때문이라는 분석 결과다. 

 

영국 BBC는 7일(현지시간) 영국 더럼대 연구진이 콩고 협곡의 길이와 퇴적물 퇴적 속도를 측정하는 장비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설치한 센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콩고 협곡에서 이뤄진 거대한 탁도류의 움직임으로 2개의 해저 통신 케이블이 부서진 것으로 나타났다. 피터 톨링 영국 더럼대 교수는 “이번 이벤트로 인해 해양 계류 설비가 연속으로 파괴됐다”며 “해저 침식이 점점 더 빨라져 모래와 진흙의 흐름이 더 조밀해졌다”고 설명했다. 

 

콩고 협곡의 ‘탁도류(turbidity current)’는 지난해 1월 14일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더럼대 연구팀은 센서를 복구하고 데이터를 완전히 분석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고 밝혔다. 

 

콩고 협곡에 장비를 설치한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탁도류는 2020년 1월 14일 가장 얕은 곳에 도달했고 약 24시간 뒤인 1월 16일 약 4500m의 수심이 깊은 곳까지 도달했다. 센서가 노출된 시간을 통해 탁도류가 움직이는 속도를 측정한 결과 초기에는 협곡 입구에서 초당 5.2m의 속도로 움직이다가 마지막에는 초당 8m로 속도가 빨라진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이번 사건은 2가지의 원인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첫 번째는 2019년 12월 말 콩고 강을 따라 발생한 예외적인 대홍수다. 50년에 한번 발생할까 말까 한 대홍수로 수중 협곡 입구에 막대한 양의 모래와 진흙을 전달했다. 

 

두 번째 원인은 1월에 발생한 비정상적인 대규모 조석이다. 연구팀은 “우리가 생각하는 탁도류는 간조(썰물)에 의해 유발된다”며 “간조시 바닷물의 하중이 감소함에 따라 퇴적물 내 공극 수압에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위험을 줄이는 방법에 대한 중요한 교훈이 있다고 밝혔다. 탁도류가 언제 발생할지 확실하게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유발하는 조건을 파악하는 것은 해저 케이블 수리를 위한 선박의 위치를 선정하는 데 중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19년 12월 당시처럼 콩고 강을 따라 또다른 홍수가 발생하면 이 지역에서 선박을 운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설명이다. 

 

2020년 1월 중순에 끊어진 2개의 해저 케이블은 몇 주 뒤에 수리됐지만 더 많은 퇴적물이 흘러내리면서 정상 작동하지 못했다. 다만 일부 케이블이 절단됐지만 절단되지 않은 케이블도 있었는데 이는 탁도류의 움직임에 따른 침식 속도의 차이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대륙간 모든 데이터 트래픽의 99% 이상이 해저 케이블을 거친다. 해저 케이블을 통해 오고가는 송금 데이터만 하루 수조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마이크 클레어 영국 국립해양학센터의 해양지질학자 겸 국제케이블보호위원회 자문은 “이번 사건은 케이블 산업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제공한다”며 “해저 협곡에서 케이블 경로를 설계하는 데 연구결과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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