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로 사람 소장 상피 조직 세계 첫 개발…신약 인체 흡수 평가 활용 기대

2021.06.08 18:07
약물 흡수 평가로 신약개발 기대
손미영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줄기세포융합연구센터 책임연구원(오른쪽)과 . 생명연 제공
손미영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줄기세포융합연구센터 책임연구원(오른쪽) 연구팀은 인간 전분화능줄기세포로 2차원 소장 상피 모델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생명연 제공

인간의 다양한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줄기세포로 만든 인간 소장 상피가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소장에서 약물 흡수 평가가 가능해 신약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손미영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줄기세포융합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인간 전분화능줄기세포로 2차원 소장 상피 모델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3차원 장 오가노이드를 2차원 상피 모델로 전환하는 것도 가능한 기술이다.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약물이 몸에서 순환하는 과정을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후보 약물의 흡수와 분포, 대사, 배설까지 파악하는 약물동태 평가가 그중 하나다. 약물은 소장에서 흡수되는데 지금까지는 대장암 조직에서 얻어진 장 세포를 표준으로 사용해 왔다. 그러나 인체 소장을 비슷하게 구현하지 못해 소장 약물 흡수를 예측하는 데 한계점이 있었다. 최근에는 인간의 다양한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전분화능줄기세포를 소장 세포로 분화시키는 기술이 나왔지만 분화도가 낮고 세포가 다양하지 않아 기능성이 떨어졌다. 대량 증식 또한 어려웠다.

 

생명연 제공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인간 전분화능줄기세포를 장 상피세포 모델로 분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전구세포를 동결보존해 대량 생산도 가능하다. 3차원 장 오가노이드를 전환하는 것도 가능하다. 생명연 제공

연구팀은 우선 대량 배양과 동결보관이 가능한 소장 상피 세포 전구체를 만드는 기법을 개발했다. 전구체는 줄기세포에서 부분적으로 분화가 진행된 세포다. 줄기세포는 전구체 단계를 거쳐 최종 성숙세포로 분화한다. 여기에 소장 상피 세포 분화에 필요한 신호전달체계인 WNT 신호저해제와 NOTCH 신호 활성제를 찾아내고 이를 이용해 전구체가 다양한 소장 세포로 분화하도록 했다.

 

이렇게 만든 모델은 실제 소장 상피 세포와 비슷한 유전자와 단백질을 발현하고 약물 흡수와 대사에 필요한 효소가 활성화했다. 장 내 분화세포인 흡수세포와 배상세포, 파네스 세포, 내분비세포를 모두 포함한 소장 조직을 만드는 데도 성공했다. 모델을 실제 인간 소장과 비교해본 결과 약물 흡수도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기술은 3차원을 형태를 갖춘 인공조직인 장 오가노이드를 2차원 소장 상피 세포 모델로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때문에 두 형태에서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다. 손 책임연구원은 “3차원 장 오가노이드는 구조 면에서 실제와 비슷하기 때문에 여기에 특화된 실험이 있다”며 “오가노이드를 연구하다 약물 흡수 평가를 하기 위해 2차원 모델로 바꾸는 등 실험 유연성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생명연 제공
연구팀이 개발한 고기능성 장 상피세포는 인체와 비슷한 약물 흡수 및 대사반응을 보였다. 생명연 제공

또 환자에게서 얻은 역분화줄기세포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역분화줄기세포는 이미 분화된 체세포를 미분화 상태로 되돌리는 역분화 과정을 통해 만든 줄기세포로 유도만능줄기세포라고도 한다. 환자의 장 모델을 만들어 약물 효과를 검증하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손 책임연구원은 “이번에 개발된 고성능 인간 소장 상피 모델은 소장 조직을 따라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모델”이라며 “높은 정확도와 약물 흡수 및 대사 평가를 통해 신약 효율을 나타내는 지표인 생체이용률을 예측하고 약효 개선에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손 책임연구원은 “인체 조직 수준의 세포모델을 개발하고 대량화하는 기술과 관련 평가법 개발은 향후 신약 개발 과정에 효과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며 “연구팀이 이미 확보하고 있는 고기능성 3차원 장 오가노이드를 더욱 다양하게 활용할 기반 기술로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2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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