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에 우울감↑…정부, 극단선택 예방 전방위 대책 마련(종합)

2021.06.10 10:05
자살 시도자 사후관리기관 확대-우울 고위험군 상담연계 등 인프라 구축유해물질 유통도 차단…"코로나 후유증 2~3년후 자살증가로 이어질수도"

자살 시도자 사후관리기관 확대-우울 고위험군 상담연계 등 인프라 구축

유해물질 유통도 차단…"코로나 후유증 2~3년후 자살증가로 이어질수도"


코로나로 암울한 청년 (PG)
 
[홍소영 제작] 일러스트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1년 반 가까이 이어지면서 사회 전반의 우울감도 커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코로나 우울'이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자살예방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

 

특히 극단적 선택에 사용되는 수단이나 자살 빈발 지역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동시에 응급실을 찾은 자살 시도자가 또다시 유사한 선택을 하지 않도록 돕는 사후관리 기관도 확대할 방침이다.

 

정부는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제4차 자살예방정책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포스트 코로나 대비 자살예방 강화대책'을 확정했다.


'누군가 내곁에'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세계 자살예방의 날인 10일 서울 한강 한강대교 보도 난간에 '누군가 내 곁에 있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2020.9.10 seephoto@yna.co.kr

◇ 유해화학물질 '자살 위해물건'으로 지정…청소년 유통 차단

 

정부의 이번 대책은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감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고립감이 커지면서 국민들의 '마음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판단에 따라 주요 위험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실제로 국민의 우울감을 나타내는 점수는 코로나19 유행이 발생하기 전인 2018년의 2.34점에서 올해 3월 기준 5.7점으로 배 이상 올랐다.

 

염민섭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해 자살 사망자 수 자체는 직전해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면서도 "전문가들은 코로나 우울이 심화하고, 후유증이 나타난다면 2∼3년 뒤부터 자살 사망이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1분기 자살 사망자도 (전년 동기보다) 감소했지만, 3월만 보면 오히려 증가한 데다 70대 이상 노인 자살 사망자 수 역시 늘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앞으로 2013∼2017년 5년간 자살 사망자 전수조사 분석 결과를 통해 신종 자살 수단이나 자살 빈발 지역, 유해 정보 등에 대한 관리를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또 최근 각종 유해화학물질을 사용한 사망 사례가 늘고 있는 만큼 관련 판매소에 대한 점검을 시행하고, 온라인에서는 유해화학물질 관련 정보를 모니터링 우선대상으로 지정해 불법 유통을 차단할 계획이다.

 

아울러 해당 유해화학물질을 자살예방법상 '자살 위해 물건'으로 지정하고, 청소년에게는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유통 제한 방법도 검토할 예정이다.

 

극단적 선택이 자주 일어나는 고위험 장소에 대해서는 인근 지구대나 파출소의 순찰을 늘리는 한편, 온라인상에서 무분별하게 유포되는 불법·유해정보를 막기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한 자동 모니터링 체계도 마련키로 했다.


[그래픽] 연령대별 우울 점수 추이
 
(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6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20대(19∼29세)와 30대의 우울 평균 점수가 각 6.7점으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았다. 지난해 첫 조사에서 우울감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던 20대의 경우 1년간 이 점수가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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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춤형 자살예방 대책 마련…고위험군 선제 발굴·사후관리 강화

 

자살 위험도에 따른 맞춤형 대책도 시행한다.

 

우선 코로나 우울을 겪는 일반 국민에 대해서는 자신의 정신건강을 살펴볼 수 있는 검진 체계를 구체화하고, 통합심리지원단과 관계부처·지자체 등을 통해 심리지원 사업을 확대한다.

 

건강검진에서 우울증 의심자로 분류된 경우 개인의 동의 여부에 따라 검진 결과를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연계해 상담을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고위험군을 조기에 발굴하고, 전문 인력을 통한 사후 관리에 나서는 동시에 정신건강에 취약한 20·30대 여성에 대한 관리도 한층 강화한다.

 

앞서 복지부에서 실시한 자살시도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 여성의 경우 지난해 전년 대비 자살 시도가 3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가로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과장은 여성 자살 사망 예방대책과 관련해 "2030 여성 자살에 집중해 '자살 징후 체크리스트'를 개발하는 등 (위험군) 발굴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답했다.

 

자살 시도로 응급실을 찾은 이들에 대한 전문 사후관리 기관도 지난해 69개소에서 올해 88개소로 늘린다.

 

또 일반 응급의료기관이 사후관리 수행 응급의료기관으로 관련 사례를 연계할 경우 건강보험수가도 적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정부는 자살 예방을 위한 대국민 인식 개선 공익광고와 캠페인도 함께 추진한다.

 

구체적으로 생명 존중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공익광고를 만들고, 개신교·천주교·불교 등 종교계와 협력해 국민참여형 자살예방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정신질환 인식개선 주간' 포럼 등을 통해 정신건강 및 관련 진료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자살예방정책위원회 위원장인 김 총리는 "유례없는 재난 상황의 장기화로 국민 모두가 지쳐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그럴수록 누구 하나 소외되지 않고 다 함께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주변을 살펴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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