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에 침 놨더니 우울증 행동 줄어 드네…사람도 효과 있을까

2021.06.10 14:03
한의학硏, 간과 우울증 관계 설명하는 ‘간주소설’ 근거도 확인
동물실험 침 치료 적용 혈자리. 한국한의학연구원 제공
한국한의학연구원 연구진이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으로 침 치료가 우울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사진은 침 치료에 적용한 혈자리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제공

침 치료가 우울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지연 한국한의학연구원 임상의학부 책임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은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으로 침의 우울증 개선 효과를 확인해 국제학술지 ‘뇌, 행동, 염증’ 2월 21일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우울증을 유발한 쥐를 무처치 대조군, 진짜 침 치료를 시행한 실험군, 가짜 혈자리에 침 자극을 준 가짜 침 치료군으로 나눠 실험을 진행하며 행동 변화를 관찰했다. 


우울증을 유발한 쥐는 움직임이 줄어드는 우울증의 대표적인 행동을 보였다. 그런데 진짜 침 치료를 시행한 그룹에서는 개방장 실험에서 총 이동 거리가 약 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방장 실험은 개방된 공간에서 쥐의 움직임을 확인하는 실험이다. 


또 정상 쥐는 낯선 물체에 관심을 보이고 땅에 파묻는 행동을 보인다는 점을 고려해 구슬 파묻기 실험을 진행한 결과 진짜 침 치료를 시행한 그룹에서는 행동 반응이 약 76% 증가했다.  


반면 가짜 침 치료군에서는 약간 향상되긴 했지만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었다. 


연구진은 한의학에서 간과 정서 활동을 연관 지어 설명하는 ‘간주소설’도 실험으로 확인했다. 한의학에서는 간이 소통과 배설 기능을 주관하며 우울증과 같은 정서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설명하지만 그간 과학적 근거가 부족했다. 


연구진은 침 치료로 우울증이 개선되면 간에 어떤 영향이 나타나는지 확인하기 위해 쥐의 간에서 생리학적 반응을 분석했다. 그 결과 침 치료군에서만 특이한 간 지질체 변화가 확인됐다. 특히 혈장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등 체내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불포화도가 높은 지질이 우울증으로 줄어들었다가 침 치료 이후 증가한 사실이 확인됐고,이를 통해 이른바 간 수치로 불리는 AST 수치도 약 32% 개선됐다. 


또 간의 지질대사에 문제가 생겨 유발되는 우울증 관련 염증 인자의 발생량도 낮아졌다. 특히 전신 면역을 담당하는 비장에서 염증 인자 발생량이 4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침 치료를 통해 우울증이 개선되고 간지질 대사에서 염증 인자 발생량이 줄어들면 렙틴 수용체도 대조군에 비해 1.7배 더 증가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렙틴 수용체가 활성화되면서 렙틴 저항성이 감소해 우울증과 간 기능이 동시에 개선됐다는 것이다. 


정 책임연구원은 “한의학의 대표 치료법인 침 치료로 우울증을 개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간주소설 이론의 과학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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