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터지게’ 먹어도 배 안 터지는 이유 밝혀졌다

2021.06.15 17:24
서성배 KAIST 생명과학과 교수팀
Pixabay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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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포함한 동물이 ‘배가 터지도록’ 먹어도 실제로는 배가 터질 수 없는 생물학적인 이유가 밝혀졌다. 


서성배 KAIST 생명과학과 교수팀은 오양균 미국 뉴욕대 그로스만의대 신경과학연구소 연구원과 공동으로 인간이 ‘DH44’라는 신경세포의 활성을 억제하는 신호를 보내 음식물 과잉 섭취를 막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서 교수는 이전 연구에서 초파리 실험을 통해 DH44가 체내 당분 농도를 감지해 영양가 있는 음식을 선택하도록 행동 변화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DH44 신경세포가 활성화하면 초파리의 식사량이 늘지만, 배가 불러 체내에 당 함량이 높은 상태에서는 DH44 신경세포의 활성화를 억제하는 신호를 통해 음식물 과잉 섭취를 막는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영양분을 감지하는 신경세포의 생물학적 기능을 처음 밝혀냈다는 점에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에 연구진은 DH44의 활성화가 어떻게 조절되는지 알아내기 위해 초파리의 여러 말단 장기들을 하나씩 제거하며 DH44의 조절에 관여하는 부위를 찾았다. 그 결과 초파리의 위에 해당하는 내장 부위와 척수에 해당하는 복부 신경중추에서 DH44 억제 신호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이 신호가 발생하는 과정을 분석한 결과 기계적 자극에 관여하는 피에조 채널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에조 채널은 물리적 자극을 받으면 전기신호를 발생해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호흡이나 혈액 조절 등에 관여한다. 

 

KAIST 제공
초파리의 DH44 신경세포에서 두 가지 억제 신호가 일어나는 모식도. 이를 통해 과식을 예방한다. 서성배 KAIST 교수 제공

연구진은 DH44 신경세포가 내장 기관에 신경 가지를 뻗고, 해당 기관에 음식물이 들어차 팽창하면 피에조 채널에 의해 물리적인 팽창을 감지하고 그 결과 식욕을 억제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음식을 더 먹지 않게 되고 위와 같은 내장 기관이 터지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초파리의 복부 신경중추에 있는 ‘후긴’ 신경세포도 체내 영양분 농도가 높으면 이를 감지해 DH44 신경세포의 활성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과식 억제는 독립적으로 인지되는 물리적, 화학적 척도를 종합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할 만큼 동물 생존에 매우 중요함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인간의 식이장애 및 비만 예방에 도움이 되기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뉴런’ 5월 19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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