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베이조스가 꽂힌 핵융합 시설, 세계 최초로 英에 짓는다

2021.06.18 14:23
제너럴퓨전 제공
핵융합 발전 스타트업인 제너럴 퓨전이 2025년 구축할 핵융합 실증 시설 상상도. 제너럴퓨전 제공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투자한 원전 스타트업인 테라파워가 최근 미국 와이오밍주에 혁신적인 방식의 차세대 원전을 짓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거액을 투자한 캐나다의 핵융합 발전 스타트업인 제너럴 퓨전은 영국에 핵융합 실증 시설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제너럴 퓨전은 17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셔 컬햄에 2022년 핵융합 실증 시설을 건설하기 시작해 2025년 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규모는 상용 발전소의 70% 수준으로 구축된다.

 

제너럴 퓨전의 핵융합 실증 시설은 실제로 전기를 생산하지는 않지만, 핵융합에너지를 생산하는 실증 시설로는 세계 최초다.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7개국이 공동으로 프랑스 남부 카다라슈 지역에 건설 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는 2035년 이후 가동될 예정이어서 제너럴 퓨전보다 늦다.  


핵융합에너지는 수소나 헬륨 같은 가벼운 원자핵이 충돌해 무거운 원자핵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방출되는 고에너지다. 이를 이용해 터빈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얻으면 핵융합발전소가 된다. 

 

태양에서는 자체 질량과 중력으로 핵융합 반응이 자연스럽게 일어나지만, 이 반응을 지상에서 인위적으로 일으키기 위해서는 토카막이라는 장치가 필요하다. 토카막에 초고온 플라스마 상태의 수소와 삼중수소를 가둬 둘을 충돌시킨다. ITER도 이런 방식의 토카막을 이용해 핵융합에너지를 생산한다. 


제너럴 퓨전은 토카막을 쓰지 않고 자화 표적 핵융합(MTF·Magnetized Target Fusion)이라는 기술을 이용해 핵융합에너지를 만든다. 플라스마 상태의 수소를 액체 금속 실린더에 주입한 뒤 수백 개의 피스톤으로 압축해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고, 이 때 발생하는 엄청난 양의 열로 물을 끓여 터빈을 움직인다. 제너럴 퓨전은 이런 방식의 핵융합에너지 생성이 토카막을 이용하는 것보다는 상용화에 훨씬 유리하다고 전망했다.


제너럴 퓨전이 첫 실증 시설 건설 지역으로 영국을 선택한 것은 여러 조건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컬햄에는 영국원자력청(UKAEA)이 운영하는 현존 세계 최대 규모의 핵융합 연구장치인 제트(JET·Joint European Torus)가 있다. 제트는 ITER에서 사용할 핵융합 연료와 재처리 원격 로봇 운전기술 등을 개발하기 위해 2025년까지 운영된다. 


영국 정부가 2040년 세계 최초로 핵융합발전소를 짓겠다고 구상하고 있는 점도 제너럴 퓨전 유치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제너럴 퓨전은 2025년 핵융합발전소 실증 시설을 완공한 뒤 영국원자력청과 장기 임대 계약을 맺고 시설을 계속 운영할 계획이다. 크리스토퍼 모우리 제네럴 퓨전 최고경영자(CEO)는 “컬햄에서는 영국원자력청의 전문 지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도 제너럴 퓨전의 입주를 환영했다. BBC는 아만다 솔로웨이 영국 과학부 장관이 “제네럴 퓨전의 새로운 시설은 영국 정부의 핵융합 산업 개발 계획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컬햄이 전 세계 핵융합 산업의 거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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