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새 거리두기 개편안, 자율과 책임 원칙 따라 지속가능한 방역체계 구축"

2021.06.20 19:23
17일 코로나19 예방접종 3분기 시행계획이 발표됐다. 연합뉴스 제공
코로나19 예방접종이 본격화한 가운데 접종자들이 예방접종센터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정부가 다음달 1일부터 적용할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은 자율과 책임을 원칙으로 한 가운데 기존 거리두기보다 방역조치가 대폭 완화되고 단계 기준도 완화됐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방역역량이 강화된 만큼 경제적 피해를 줄이고 지속가능한 방역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거리두기가 완화하며 방역조치 완화 후 코로나19 유행이 다시 확산한 영국과 같은 위험도 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정부는 한국은 방역조치를 천천히 푸는 만큼 영국 사례와는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브리핑에서 “정부는 코로나19의 안정적인 유행관리상황과 강화된 방역, 의료역량, 예방접종 진행상황 등을 고려해 새 거리두기 체계 개편을 마련했다”며 “개편 목표는 자율과 책임 원칙에 따라 스스로 방역수칙을 지키고 지속가능한 방역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개편안은 현행 5단계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조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0.5단계식 단계를 세분화한 현행 거리두기가 위험성 전달과 행동 대응 메시지가 불명확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의료역량이 확대됐으나 격상 기준이 2차 유행 수준이 맞춰져 기준을 높이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도 개편 이유다.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1차 접종이 마무리되는 등 위험도가 감소한 것도 반영하는 것을 목표로 뒀다.

 

4단계로 조정된 거리두기 개판안에 따르면 1단계에서는 사적 모임 인원 제한과 영업시간 제한 등 모든 제한이 없어진다. 2단계에서는 사적 모임을 8명까지 허용한다. 유흥시설이나 노래방, 식당, 카페는 밤 12시까지 영업이 가능하나 지자체에 따라 이를 해제할 수 있다.

 

3단계는 지금처럼 4인까지만 사적 모임이 허용되고 유흥시설과 노래방, 식당, 카페는 밤 12시까지로 영업이 제한된다. 4단계가 되면 6시 이후부터는 2인까지만 모임이 허용된다. 유흥시설은 집합금지되고 모든 영업시설은 오후 10시 영업제한을 따른다.

 

정부는 이번 개편안에 대해 긴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반영해 자영업, 소상공인 등에 대한 규제는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사적모임 제한 등 개인 활동은 어느 정도 제한을 뒀다. 권 장관은 “현재 유행특성이 소규모 접촉에 의한 감염이 우세한 점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거리두기 단계 전환 기준은 1단계는 인구 10만 명당 1명 미만, 2단계는 10만 명당 1명 이상, 3단계는 2명 이상, 4단계는 4명 이상이다. 이에 따르면 1단계는 전국 하루 확진자 규모가 국내발생 기준 500명 이하, 수도권 250명 이하일 때 적용된다. 2단계는 전국 500명 이상, 수도권 250명 이상이다. 3단계는 전국 1000명 이상, 수도권 500명 이상이다. 4단계는 전국 2000명 이상, 수도권 1000명 이상일 때 적용된다.

 

앞서 5단계 거리두기보다 기준이 한층 완화됐다. 이전까지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 기준인 하루 확진자 500명이 넘어설 때도 2단계에서 거리두기를 격상하지 않아 비판을 받아 왔다. 새로운 거리두기에서는 현재 확산세가 유지돼도 2단계 이상 거리두기를 강화하지 않아도 된다.

 

거리두기 단계는 지자체별로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단계 전환 기준을 충족하면 지자체가 1~3단계 조정을 자율적으로 하도록 했다. 권역 단위 조정은 중대본이 전체 상황을 고려해 실시하한다. 권역 단계 조정은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사전 협의하도록 하고 시군구 기초지자체의 단계 조정은 광역 지자체에서 판단해 처리하도록 했다. 

 

새로운 거리두기 개편안을 공개하면서 정부는 국내 코로나19 상황이 안정적이라고도 평가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일주일 하루 평균 국내 환자수는 444명으로 나타났다. 직전 한주 524명보다 80명 줄어들었다. 권 장관은 “주간 평균 환자 발생은 2주 전 9% 감소에 이어 15% 감소로 2주 연속 감소하고 있고 감염재생산지수도 0.88로 안정적인 수치를 보이고 있다”며 “모든 지역에서 유행이 감소하고 누적 치명률도 1.32%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행규모가 줄어드는 이유로는 접종자가 늘고 계절적으로도 실외활동이 늘어난 것을 꼽았다.

 

다만 아직 백신 접종률이 29%로 집단면역 달성에 충분하지 않고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우려도 있는 가운데 거리두기 완화 조치가 코로나19 유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권 장관은 “개편은 그간 강화된 방역과 의료역량, 접종의 원활한 진행을 고려해 확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본 방역수칙을 의무화하고 시설별 수칙을 세분화해 감염 위험을 낮추고자 했다”며 “하계 휴가 특별방역대책 등으로 단계 완화가 방역의 이완으로 나타나지 않도록 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백신접종 후 방역조치를 완화했다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급증한 영국 사례는 국내 상황과 연관이 없다고 봤다. 권 장관은 “영국은 충분한 접종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엄격한 봉쇄조치를 해제해 방역 긴장도가 지나치게 완화되면서 유행상황이 다시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번 완화는 기본 방역수칙을 지키는 것을 전제로 한 만큼 한국 상황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도 “영국은 상업시설 운영 전면차단 등 강력한 정책을 취하다 단계를 결정해 운영을 확대하기 시작했지만 시민들에게 굉장히 큰 조치로 받아들여져 방역적 긴장감이 함께 이완되는 문제가 발생했다”며 “한국은 일정 정도 일상 활동이 가능한 상태에서 좀 더 완화된 형태로 이완시키고 있기 때문에 반동 현상은 덜할 것이라고 예측한다”고 말했다.

 

이번 거리두기 개편을 놓고 거리두기 단계가 높은 지역에서 제한을 피하려 단계가 낮은 지역으로 이동하며 감염이 일어나는 ‘감염 풍선효과’가 부작용으로 지적된다. 이에 대해 손 사회전략반장은 “풍선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일부 있다고 보여진다”고 인정하면서도 “지자체가 자율권을 갖고 관리하는 게 개편안의 핵심인 만큼 다른 지자체 주민이 오더라도 방역수칙을 지키는 노력을 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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