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군부 의료인 체포·보건시스템까지 망가뜨려…미얀마 최악 상황으로 가고 있다

2021.06.22 16:09
의료시스템 붕괴로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EPA/연합뉴스 제공
올해 2월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 이후 의료 체계가 무너지면서 최근 미얀마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민주 정부를 이끌던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은 코로나19 방역 수칙 위반 등으로 구금됐고, 백신 접종 책임자도 일주일 전 구금됐다. EPA/연합뉴스 제공

올해 2월 1일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민간 정부를 무너뜨리고 정권을 장악한 이후 미얀마 내 의료 체계가 사실상 무너지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가디언은 21일(현지시간) 군부 쿠데타 이후 미얀마 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군부가 의료진을 체포하는 등 국가의 보건 시스템을 망가뜨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얀마에서는 쿠데타 직후 한 자릿수 또는 두 자릿수를 기록하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이달 들어 세 자릿수를 기록하며 최근 확진자 규모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1일 기준 미얀마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595명이다. 이는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최근 일주일간 하루 평균 확진자는 400명으로 200명대인 직전 주보다 2배 늘었다.  


가디언은 쿠데타로 발생한 유혈 사태를 피해 10만 명가량이 이주한 미얀마 동부 카야주에서는 주립병원이 거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코로나19 검사가 얼마나 시행되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는지 등에 대한 정보도 전혀 공개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제 사회는 최근 미얀마의 코로나19 유행 상황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일주일 전인 14일(현지시간) 미얀마 군부는 코로나19 예방접종 프로그램 책임자를 친 민주 인사들과 일했다며 반역 혐의로 체포했다. 민주 정부를 이끈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도 군부가 코로나19 방역 수칙 위반 등을 적용해 감금한 상태다. 대규모 의료진은 이에 대한 반발로 의료 현장을 이탈했다.


조이 싱할 국제적십자연맹 미얀마적십자사 회장은 가디언에 “전염성이 높고 위험한 변이 바이러스가 최근 전국 각지에서 확인되고 있어 바이러스의 급속한 확산이 우려된다”며 “병원을 포함해 미얀마 전체 의료 체계가 무너진 상황이어서 이전의 비극적인 유행 상황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하루빨리 치료와 검사 체계를 복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드라 몬 미국 존스홉킨스대 공중보건 및 인권센터 감염병 수석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유엔이 나서서 미얀마와 같은 분쟁 지역에 비행을 금지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미얀마에 의료장비와 용품을 전달하려는 시도는 군부에 의해 이미 차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미얀마 군부는 군부에 저항하는 시위대에 무차별 총격을 가하는 등 지금까지 870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런 분위기에서 군부에 대한 불신으로 미얀마 내에서는 군부가 제공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몬 수석연구원에 따르면 이미 5000여 명이 군부에 의해 구금 중이며, 의료진은 군부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주립병원을 버리고 지하의 비밀 클리닉에서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타닌타리 관구의 다웨이 지역에서 의료 활동을 중단하라는 군부의 명령이 떨어져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환자 2000여 명의 목숨이 위험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몬 수석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코로나19 유행을 막을 유일한 방법은 민주 정부와 군부가 의료 위기 상황을 근거로 휴전하는 것”이라며 “정치적 고려는 전혀 하지 않고 오직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짜는 비정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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