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옷 입으니 무거운 타이어도 '번쩍' 허리디스크 걱정없어

2021.06.30 15:38
에프알티-생기연 근력 보조용 웨어러블 로봇 스텝업 공개
김동원 한국타이어 티스테이션 대전점 점장이 웨어러블로봇 스텝업을 입은 채 타이어를 들어올리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김동원 한국타이어 티스테이션 대전점 점장이 웨어러블로봇 '스텝업'을 입은 채 타이어를 들어올리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30일 오전 대전 대덕구 한국타이어 티스테이션 대전점. 김동원 점장이 공터에 모여있던 타이어를 정리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평소의 작업복과 달리 이날 김 점장의 등허리와 허벅지에는 모터를 단 검은색 외골격 로봇이 장착돼 있었다. 로봇 스타트업 ‘에프알티’가 개발한 근력 지원 웨어러블 로봇 ‘스텝업’이다. 김 점장은 개당 20kg에 가까운 타이어를 무거운 기색 없이 들어 올려 한켠에 차곡차곡 쌓는 작업을 멈춤 없이 이어갔다.

 

작업장에서 무거운 물체를 드는 작업자들은 허리디스크와 같은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린다. 한국타이어는 타이어를 옮기는 작업자의 근골격계 질환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찾던 중 스텝업을 도입하기로 했다. 에프알티는 타이어정비소에서 작업자가 20kg 내외 타이어를 옮기거나 교체하는 작업을 일일이 모션 시뮬레이션을 통해 분석하고 여기에 맞는 맞춤형 모듈 외골격을 개발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에프알티는 근로자 근골격계 질환 예방을 위해 작업에 필요한 근력을 지원해주는 웨어러블 로봇 ‘스텝업’을 30일 공개했다. 에프알티는 생기연에서 2010년 소방과 국방용 웨어러블 로봇 ‘하이퍼’를 개발한 장재호 대표가 ‘스텝업’ 개발을 위해 2015년 창업했다. 장 대표는 올해 3월 생기연에서 퇴직하고 스텝업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웨어러블 로봇은 구동기가 허리와 다리와 같은 부위에 힘이 들어갈 때마다 근력을 보조해 신체가 받는 하중을 나눠주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로봇의 성능이 제각기 다르다는 점이다. 때문에 작업자에게 일일이 로봇을 맞춰 새로 제작해야 한다. 이같은 커스터마이징 과정이 상용화에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장재호 에프알티 대표가 스텝업의 구동 방식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스텝업은 외골격과 구동 모터, 부품 등을 모듈화해 레고처럼 조립하는 방식으로 이를 해결했다. 작업에 필요한 힘에 따라 유압이나 전기모터, 스프링 등 구동방식을 고를 수 있다. 힘이 필요하면 큰 힙을 내는 유압식을, 허리나 무릎을 자주 쓸 때는 가벼운 전기모터를 적용하면 된다. 장 대표는 “예전 단일 웨어러블 로봇은 커스터마이징에 시간도 1년 가까이 걸리고 비용도 10억 원은 들었다”며 “한국타이어 커스터마이징에는 3개월 간 2000만 원 정도의 비용만 들었다”고 말했다.

 

5월부터 스텝업을 착용한 김 점장은 “힘들게 타이어를 옮기면 자고 일어나면 묵직한 감이 있었는데 최근엔 좀 덜해졌다”며 “허리통증이 좀 심했는데 최근에는 그런 증상도 없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는 이달까지 검증을 거친 후 7월부터 대전과 금산 공장의 품질검사와 타이어 제조 공정 등에 이를 추가 도입하기로 했다.

 

스텝업은 한국타이어 외에도 산림청의 산불진화요원, 요양원 환자 보조 등에 활용하기 위해 현재까지 총 15대가 납품돼 시범 운영중이다. 장 대표는 “1대당 가격은 500~700만 원 정도로 비교적 저렴하다”며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면 대당 가격을 100만 원 선까지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모듈형 작업 맞춤 웨어러블 로봇이 상용화돼 산업 현장에 배치된 것은 세계 첫 사례"라며 "세부 제원은 낮추더라도 저렴한 맞춤형 로봇을 보급해 건강하고 안전한 근로환경 마련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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