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항체검사는 왜 청해부대 감염을 조기에 막지 못했나

2021.07.20 10:35
청해부대 보유 항체검사키트 정식허가 품목 아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청해부대 34진 전원을 국내로 이송하기 위해 출국한 특수임무단이 19일 오후 문무대왕함에 승선해 방역 준비를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청해부대 34진 전원을 국내로 이송하기 위해 출국한 특수임무단이 19일 오후 문무대왕함에 승선해 방역 준비를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 승조원 301명 가운데 82%에 달하는 247명이 19일 오전 8시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외 파병 사상 초유의 집단 감염 사태로 평가되면서 이렇게 급속히 확산된 원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군 당국은 이번 감염 사태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 아프리카의 기항지에서 함정에 군수물자를 싣는 과정에서 외부와 접촉이 이뤄진 데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월 8일 출항 후 5개월간 단 한 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던 청해부대는 기항지에서 적재를 마치고 출항한 다음 날인 지난 2일 승조원 1명이 감기 증세를 호소한 데 이어 10일에는 감기 증상자가 40여 명에 달했다.

 

부대는 자체적으로 ‘신속 항체검사 키트’를 사용해 ‘전원 음성’ 판정을 받고 한시름을 놨으나 13일 6명을 대상으로 한 유전자 증폭 중합효소연쇄반응(PCR) 검사를 진행한 끝에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우려가 현실화됐다. 앞서 사용된 신속 항체검사 키트가 올바른 검사결과를 내놨다면 선내 대량 집단감염 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신속항체검사는 이전에도 한계가 많다는 지적이 있었다. 항체검사는 혈액을 뽑아 액체 성분 안에 녹아 있는 항체를 검출하는 ‘혈청검사’의 일종이다. 바이러스 등 감염병에 걸리면 체내에서 이를 막기 위해 형성되는 이뮤노글로불린M(IgM), 이뮤노글로불린G(IgG) 같은 항체를 검출해 바이러스 감염 여부와 면역 형성 여부를 간접 확인한다. IgM는 감염 초기 면역 반응에, IgG는 감염 전반의 면역 과정에는 관여한다. 


항체검사는 10분 정도면 결과를 알 수 있다. 하지만 PCR 검사법보다 정확도가 낮다. 50~70%의 정확도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군다나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경우 감염 뒤 약 7~10일 뒤부터 항체가 형성되기 시작해 방역에 특히 중요한 초기 감염자를 발견할 수 없다. 전세계적으로 진단 검사용으로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청해부대가 구비한 800개의 신속 항체검사 키트로는 초기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군의 대응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신속 항체검사키트는 국내에서도 자가검사용으로 허가를 받지 못했다. 의사가 아닌 개인이 사용하기에 ‘진단’이 아닌 ‘검사’ 키트로 일컫는다. 유전자 검사 결과와 임상 증상 등을 고려해 의사가 감염 여부를 최종 판단해야 감염 여부를 가릴 수 있다. 그럼에도 군은 신속 항체검사 키트를 자가검사용으로 활용했다. 그리고 이를 진단 결과처럼 받아들였다.  


현재 국내에서는 자가검사로 항원검사 키트만 허용하고 있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병원체가 몸속에 들어오면 면역세포들은 이를 인지하고 공격하는데 이 과정에서 항체가 생성된다. 항체는 병원체가 가진 특이 단백질(항원)에 달라붙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한다. 진단키트에 항원을 인식할 수 있는 항체를 코팅하고 이를 검체와 반응시켜 감염 여부를 가린다. 15~30분이면 코로나19 양성 여부를 밝힐 수 있다. 이 때문에 신속항원 검사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이 역시 검사로서만 인정을 받지 정식 진단으로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의료인이 사용할 수 있는 항체 키트는 있지만 비의료인인 개인이 자가검사용으로 사용하도록 허가된 키트는 없다”며 “청해부대에서 어떤 검사 키트를 보유하고 어떻게 검사했는지, 이 부분에 대해 아마 청해부대가 복귀하고 나서 대응과정과 검사과정 등을 면밀하고 정확하게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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