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중증 가능성, 콧속 세포는 알고 있다

2021.07.26 18:24
코로나19 환자의 콧속 세포를 유전자분석했다. 왼쪽은 세포 유형, 오른쪽은 코로나19에 잘 걸리는 세포를 나타냈다. 브로드연구소 제공
코로나19 환자의 콧속 세포를 유전자분석했다. 왼쪽은 세포 유형, 오른쪽은 코로나19에 잘 걸리는 세포를 나타냈다. 브로드연구소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이 처음 감염되는 콧속 세포를 분석하면 환자가 중증으로 발전할지를 미리 파악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세 오르도바스 몬타네스 미국 브로드연구소 교수와 매사추세츠공대(MIT), 하버드대, 보스턴아동병원, 미시시피대 의료센터 연구팀은 코로나19 환자의 코 세포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특정 면역반응이 약한 환자의 경우 중증으로 발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국제학술지 ‘셀’에 23일 발표했다.

 

코로나19의 가장 어려운 점 중 하나는 감염되도 사람에 따라 증상의 정도가 무증상에서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까지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과학자들은 환자의 기저질환, 혈액 속 지표 등을 토대로 코로나19 환자의 중증 가능성을 분석해 왔다. 그러나 명확한 중증 발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는 찾지 못했다.

 

연구팀은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는 원인을 찾기 위해 코로나19 확진자 35명과 건강한 사람 17명, 호흡기 질환을 잃고 있는 6명의 콧속에서 세포 샘플을 채취했다. 채집한 세포에 대해 염기서열을 분석해 세포가 어떤 종류의 단백질을 만들고 있는지 나타내는 핵산(RNA)을 찾았다.

 

그 결과 코로나19 중증 환자는 코에서 나타나는 항바이러스 반응이 경증 환자에 비해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증 환자의 세포에서는 초기 면역에 관여하는 인터페론 단백질에 의해 유도되는 유전자 활성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증 코로나19 환자에게서는 이 반응이 훨씬 약했다. 또 중증 환자는 염증을 촉진하는 면역세포인 고염증성 대식세포의 양이 더 많았다.

 

연구팀은 코로나19 환자의 초기 감염에서 얻은 세포를 분석한 결과인 만큼 중증 발전 여부를 미리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페론을 활용하면 중증 발전을 막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제시했다. 오도르바스 몬타네스 교수는 “심각한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은 초기 상피 세포에서 인터페론 반응이 둔해지며 방어를 강화할 수 없었다”며 “적시에 적절한 양의 인터페론을 투여하는 것이 코로나19를 다루는 데 핵심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코가 환자의 중증 감염 여부를 알 수 있는 것 외에도 코로나19를 막아주는 전진 기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트로이 랜달 임상면역학 및 류머티즘학부 교수 연구팀은 23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기고문을 내고 “비강 백신이 호흡기를 우선 보호한다는 것은 새로운 생각이 아니다”며 “비강 백신이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도움을 주는 여러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코에서 감염되거나 코에 백신을 접종하는 경우 몸속에서 주로 면역글로불린(Ig)A가 생겨나는 반면 근육 백신은 주로 IgG가 생겨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IgA는 점막에서 주로 생산되는 항체로 점막 상피세포와 협력해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IgG도 비강을 보호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농도가 필요하다. 코에 백신을 접종하면 장기 면역에 관여하는 B세포와 T세포가 점막 주위에 우선 생겨나는 것도 장점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현재 임상시험 중인 코로나19 백신은 약 100개에 달하나 비강 백신은 단 7개다. 연구팀은 효과적인 백신 접종을 위해 한 종류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며 두 가지를 혼합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랜달 교수는 “궁극적인 접종 목표는 오래 지속되는 면역을 유도하는 것”이라며 “근육 주사 백신으로 장기간 전신 면역을 제공하는 IgG 반응과 B세포, T세포를 유도하면서 B세포와 T세포를 비강에 모집하고 분화를 유도하는 비강 내 부스터 백신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작성하기

    의견쓰기 폼
    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