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우주 독점 반대...예산 없다면 우리가 낸다"...베이조스 20억 달러 우주개발 찬조금 지불 의사

2021.07.27 13:18
블로오리진 제공
제프 베이조스가 만든 우주 기업 블루오리진이 미국의 유인 달 탐사에 사용하기 위해 개발한 달 착륙선 블루문. 블루오리진 제공

억만장자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이사회의장 겸 블루오리진 창업자가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블루오리진과 유인 달 착륙 프로그램인 ‘아르테미스’에 계약할 경우 20억 달러(약 2조3000억 원)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베이조스는 26일(현지 시간) 블루오리진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의 이름으로 빌 넬슨 NASA 국장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을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미국 정부가 2024년까지 인류를 다시 달에 보내기 위해 진행 중인 유인 달 탐사 사업으로 NASA는 1972년 아폴로 17호를 마지막으로 반세기 가까이 유인 프로그램을 중단한 상태다. 


NASA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서 ‘오리온’ 우주선에 우주비행사 4명을 태워 달 궤도에 보낸 뒤 여성과 남성 우주인 한 쌍을 달 착륙선에 갈아 태워 달 표면에 내려보내 일주일간 달 표면을 탐사한다는 계획을 세웠고, 지난해 착륙선 개발을 민간 기업 경쟁에 붙였다.

 
블루오리진은 스페이스X, 다이네틱스 등 3개 기업과 함께 착륙선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올해 4월 NASA는 이들 가운데 스페이스X 한 곳만 달 착륙선 사업자로 최종 선택하며 블루오리진은 탈락했다. 


당시 베이조스는 블루오리진이 탈락하자 NASA에 50페이지 분량의 항의서를 보내 “경쟁의 기회를 제거하고 (우주 탐사의) 공급 기반을 대폭 좁힐 것”이라며 “2024년까지 달에 돌아가려는 미국의 계획이 지연될 뿐만 아니라 위험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조스는 또 “이번 사업 외에 달 탐사에 대한 지속적인 프로그램이 없어 향후 NASA 탐사 임무에서 잠재적인 독점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NASA는 스페이스X를 선정한 이유 중 하나로 재사용이 가능한 발사와 착륙 일체형 우주선이라는 점을 꼽았다. 반면 블루오리진은 상승, 하강, 환승 등 3개의 모듈로 구성돼 스페이스X보다 비용도 많이 들었다. 

 

블루오리진 홈페이지 캡처
제프 베이조스 블루오리진 창업자가 홈페이지를 통해 빌 넬슨 미국항공우주국(NASA) 국장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을 발표했다. 블루오리진 홈페이지 캡처

베이조스는 이번 공개서한에서 “NASA가 달 착륙선 개발사로 2개 기업을 지원하기로 했다가 예산 부족으로 마지막 순간에 방향을 틀어 스페이스X만 선정했다”며 “이 결정은 수년 간의 의미 있는 경쟁을 종식시키면서 NASA의 성공적인 상업용 우주 프로그램의 틀도 깨뜨렸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베이조스는 블루오리진의 달 착륙선인 블루문의 기술적 장점도 강조했다. 블루문은 액체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며, 수소는 달에서도 채굴할 수 있는 만큼 달 탐사를 저렴하게 영구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블루문은 블루오리진의 로켓인 ‘뉴 글렌’ 뿐 아니라 스페이스X의 ‘팰컨 헤비’, NASA의 차세대 로켓인 ‘SLS’ 등 모든 로켓에서 비행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설계했으며, 다양한 로켓으로 발사할 수 있다는 사실은 달 탐사에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장점이라고 역설했다.   


베이조스는 “NASA가 예산 문제로 한 기업만 선정했다면 우리의 제안은 이런 장애를 제거할 것”이라며 “NASA가 진정한 경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른 아이디어가 있다면 기꺼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베이조스의 공개서한은 블루오리진이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달 탐사에서 다시 경쟁자로 나서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베이조스는 최근 블루오리진의 뉴셰퍼드를 타고 고도 100km 이상에서 우주여행에 성공하며 스페이스X보다 민간 우주여행에서는 앞섰지만, 달 탐사에서는 NASA의 선택을 받지 못해 스페이스X에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베이조스는 올해 4월 NASA가 스페이스X만 달 착륙선 사업자로 선정해 28억9000만 달러(약 3조2000억 원) 규모의 개발 계약을 맺자 NASA에 50쪽 분량의 항의서한을 보냈다. 또 미국 회계감사원(GAO)에도 불공정하다는 내용의 항의서한을 제출하면서 현재 NASA와 스페이스X의 계약은 회계감사원의 판결이 나올 때까지 일시 중단된 상태다. 

 

여기에 더해 지난달 미 상원은 달 착륙선 프로그램에 100억 달러(약 11조5000억 원)를 추가로 지원하고 NASA가 스페이스X 외에 두 번째 회사를 선정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블루오리진의 부활에 힘을 실었다. 당시 스페이스X는 이 법안이 베이조스에게 ”100억 달러의 단독 자금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베이조스의 공개서한은 NASA와 스페이스X를 겨냥한 것”이라며 “베이조스의 제안은 NASA가 스페이스X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블루오리진과 계약을 맺을 수 있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미국 회계감사원은 다음달 초 입찰자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NASA 대변인이 베이조스의 공개서한을 알고 있다고 밝혔지만 검토 과정의 완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언급을 거부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스페이스X 대변인은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베이조스 의장의 과감한 제안에도 블루오리진이 스페이스X를 제치고 최종 입찰자로 선정되는 ‘막판 뒤집기’에 성공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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