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의 과학]'조선시대 구중심처에도 골프홀이 있었네' 보행격구

2021.08.04 10:28
서울대 규장각 제공
조선시대에 행해지던 격구의 구장도. 조선 초기에 궁궐에서 이루어진 격구는 마상 격구보다는 지상 격구로서, 작은 구멍에 공을 쳐넣는 일종의 미니 골프 형태도 있었다. 서울대 규장각 제공

도쿄 올림픽 대회 13일째인 4일 한국 여자 골프 선수단이 1라운드를 치른다. 고진영과 박인비, 김세영과 김효주가 나서는 한국 선수단은 이날부터 7일까지 일본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 골프장에서 메달을 향한 사냥에 나선다. 지난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박인비가 금메달을 차지한 국은 이번 대회에서 2회 연속 정상에 도전한다.

 

지금은 한국 여성 골퍼들이 서구에서 들어온 골프 종목의 세계 랭킹 상위에 올라 저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100여년 전만 해도 토종 골프가 있었다.  지금은 전해지지 않지만 씨름이나 태권도만큼 즐겼던 ‘격구’다. 격구는 지금의 하키나 골프처럼 막대기로 공을 치는 운동이다. 1500년 전 페르시아에서 시작된 ‘폴로’라는 운동이 중국의 당나라로 전해지고 고구려, 신라가 받아들였다.

 

이 운동이 고려 때‘격구’라 불리며 많은 사람들이 즐기게 되었다. 조선시대에는 장수를 뽑는 무과 시험의 한 과목으로 선정될 만큼 무예로서도 인정을 받고 세종, 세조 등 임금들도 가장 즐기는 궁중 운동이 되었다. 임진왜란 이후 서민들에게도 널리 퍼져 ‘장치기’라는 이름으로 많은 사람들이 즐겼다. 


격구는 사진에서처럼 말을 타고 하는‘기마격구’와 넓은 마당에서 하는‘보행격구’로 나눠진다.  기마격구는 넓은 광장에서 격구봉이라고 불리는 막대기로 공을 문 밖으로 많이 쳐내는 편이 이기는 운동이었는데, 말을 탄 상태에서도 자유자재로 공을 다뤄야 했기 때문에 승마 솜씨를 기르는 데 무척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보행격구는 궁중이나 넓은 마당 여기저기에 구멍을 파놓고 걸어다니며 공을 구멍 속에 넣는 운동이었는데 현재의 골프와 무척 흡사한 방식이었다. 나중에 백성들에게 전파되어 장치기라고 불릴 때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편을 갈라서 했는데 현재의 하키와 비슷한 방식이었다. 


격구는 꾸준히 그 명맥을 이어 오며 1931년에는 ‘제1회 전 조선 얼레공대회’라는 전국대회가 개최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전쟁 등을 거치며 지금은 완전히 사라진 운동이 되었다. 

 

조선 후기에 간행된 무술 훈련책인 ‘무예도보통지’에 실린 다양한 격구 자세
조선 후기에 간행된 무술 훈련책인 ‘무예도보통지’에 실린 다양한 격구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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