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어린이는 코로나19에 걸려도 비교적 안전하다?

2021.08.13 12:06
그간 어린이들은 코로나19에 감염돼도 대부분 무증상 또는 경미한 증상에 그쳐 성인보다 위험하지 않다고 여겨졌다. 게다가 현재 사용하는 코로나19 백신이 18세 미만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데이터가 적은 탓에 백신 접종 대상에서 제외됐었다. 그런데 최근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가 등장하면서 소아청소년 층이 오히려 코로나19 유행을 부추길 주요 확산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최근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소아청소년 층의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코로나19 진단 검사 중인 어린이. 연합뉴스 제공

그간 어린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에 감염돼도 대부분 무증상 또는 경미한 증상에 그쳐 성인보다 위험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됐다. 한국을 포함해 세계 주요 나라에서 긴급사용승인이 떨어진 코로나19 백신도 18세 미만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데이터가 없어 초기에는 백신 접종 대상에서 제외됐다. 현재 12세 이상으로 접종 연령이 확대된 백신은 화이자가 유일하다. 

 

하지만 최근 전파력이 강한 인도 유래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면서 소아청소년 층이 오히려 코로나19 유행을 부추길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하나둘 나오고 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최근 일주일간 신규 확진자의 15%(9만4000명)가 18세 미만 소아청소년층이다. 이는 직전 일주일인 7월 23~29일(약7만2000명)과 비교해 31%나 증가한 수치이며, 2주 전인 7월 15~21일 감염 규모(3만9000명)와 비교하면 2.4배나 증가했다. 

 

올해 5월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이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12~15세에 대해서도 긴급사용승인을 내리면서 접종 연령이 12세 이상으로 확대됐지만, 12세 미만 어린이는 여전히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다. 

 

여기에 미국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의 이상반응에 대한 우려로 12~17세 소아청소년 중 백신을 접종한 비율은 3분의 1이 채 되지 않는다.

 

아직까지 델타 변이가 감염자에게 심각한 증상을 유발하거나 사망에 이르게 할 위험을 높인다는 증거는 없다. 어린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미국소아과학회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 어린이 중 2% 미만이 입원했고, 그들 중 0.03% 미만이 치명적인 증상을 겪었다. 이본 말도나도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소아과및감염내과 교수는 “델타 변이가 특별히 어린이에게 치명적이거나 심각하다는 구체적인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소아청소년의 경우 임상 데이터 부족으로 성인에 비해 잘 드러나지 않는 것일뿐 여전히 모르는 게 많다고 지적한다. 특히 이달 3~9일 코로나19 입원한 0~17세 환자는 239명으로 직전 일주일보다 55명 늘어나는 등 최근 미국 내에서 소아청소년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자 보건 당국은 올해 안에 12세 미만에 대한 백신 접종을 검토하고 있다. 

 

로첼 왈렌스키 CDC 국장은 “지금까지 임상 사례를 봤을 때는 오히려 어린이가 성인보다 코로나19로 사망할 가능성이 훨씬 적지만,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확진자가 늘어나면 그만큼 목숨을 잃는 경우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CDC에 따르면 미국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직후부터 이달 12일(현지시간)까지 코로나19로 숨진 어린이는 452명이다. 이는 같은 기간 인플루엔자(독감)로 숨진 어린이의 2.4배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어린이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에서 제외돼 접종을 하지 않은 만큼 향후 12세 미만 연령층이 코로나19 감염의 타깃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기존보다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가 유행하면서 어린이 코로나19 감염자가 속출할 수 있다.

 

제임스 캠벨 미국 메릴랜드의대 소아과 교수는 “어린이는 독감, 홍역, 디프테리아 등 다른 감염병에 대한 예방접종은 받고 있지만 코로나19 백신은 맞지 않고 있다”며 “이 때문에 어린이 층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소아과학회는 이달 5일 FDA에 12세 미만 어린이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승인해야 한다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리 사비오 비어스 미국소아과학회장은 “아직까지 델타 변이가 얼마나 치명적인지는 알 수 없다”며 “성인처럼 어린이도 코로나19로 인해 심각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비어스 회장은 “특히 여름방학이 끝나고 새 학기가 시작되면 어린이 층에서 델타 변이가 기승을 부릴 위험이 있다”며 “성인과 마찬가지로 어린이에 대해서도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을 진행해야 하며 긴급사용승인도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린이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자 FDA는 백신 제조업체에 어린이 대상 임상시험의 규모를 확대하라고 요청했다. 화이자는 현재 12세 미만 어린이를 대상으로 임상시험 중이다. 화이자는 다음 달 말까지 5~11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완료하고 FDA에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후에는 생후 6개월~5세에 대한 임상 데이터도 제출할 계획이다. 모더나는 12세 미만 어린이를 대상으로 이르면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18세 미만 소아청소년을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이달 3일 대한의학회지에는 18세 미만 소아청소년과 부모 대부분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의향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실렸다. 부산대 의대 소아과 연구팀이 올해 5월 25일~6월 3일 상급종합병원을 대상으로 18세 미만 자녀를 둔 부모 226명과 10~18세 어린이 177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향을 조사한 결과 부모의 76.5%와 어린이의 64.2%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작성하기

    의견쓰기 폼
    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