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전도도 2배 높인 전기차 배터리 방열소재로 시장 잡는다

2021.08.17 12:33
재료연 소부장 연구성과
한병동 한국재료연구원 책임연구원이 17일 소부장 자립화 연구성과 온라인 브리핑에서 산화마그네슘 방열소재 개발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재료연 유튜브 캡처
한병동 한국재료연구원 책임연구원이 17일 소부장 자립화 연구성과 온라인 브리핑에서 산화마그네슘 방열소재 개발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재료연 유튜브 캡처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전기차 배터리의 화재 안전성이 문제가 되고 있다. 배터리 성능이 좋아지면서 따라오는 과열 문제를 막기 위해 열을 방출하는 방열소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상용 방열소재의 98%를 차지하는 산화물 소재인 알루미나는 배터리 개발에 따라갈 만큼 열전도도가 높지 않은 한계가 있었다. 고급 방열소재 시장은 일본이 소재 기술을 앞세워 선도하고 있었다.

 

한국재료연구원 연구팀은 알루미나와 가격은 비슷하면서도 열전도도는 두 배 높은 산화마그네슘 신소재를 개발해 일본 기업들의 독점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가격은 알루미나와 비슷하면서도 밀도는 90%로 가볍고 방열성능도 2배 이상 높인 소재로 올해 6조 원 규모인 세계 방열소재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연구소기업 ‘소울머티리얼’도 10월 중 차리기로 했다. 한병동 재료연 책임연구원은 “가격경쟁력도 우수하고 열전도도가 높은 만큼 장기적으로 알루미나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재료연구원은 17일 온라인으로 소재·부품·장비 자립화 연구성과 브리핑을 열고 재료연의 소재·부품·장비 분야 연구성과를 공개했다.

 

산화마그네슘은 성능은 좋으나 세라믹 분말을 덩어리로 만드는 공정인 소결에 필요한 온도가 높아 제조단가가 비싸고 공기 중 수분과 반응하는 점이 문제였다. 재료연은 첨가제를 활용해 알루미나보다 낮은 온도인 1300도에서 소결되면서도 흡습성 문제도 해결된 산화마그네슘 신소재를 개발했다.

 

산화마그네슘은 국내에서 수급이 쉬워 소재 수급 불안정 문제에서도 자유롭다. 대부분의 세라믹 원료는 해외 수입에 의존해 국내 세라믹 업체들은 수급 불안정에 시달려 왔다. 한 책임연구원은 “산화마그네슘 분말의 원료인 백운석은 국내에 풍부하고 바닷물에서도 원료를 얻을 수 있다”며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수급받고 국내 기술을 통해 고성능 소재를 개발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료연이 개발한 발전터빈용 대형 타이타늄 합금 블레이드. 재료연 제공
재료연이 개발한 발전터빈용 대형 타이타늄 합금 블레이드. 재료연 제공

재료연은 이날 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발전용 대형 타이타늄 합금 블레이드 제조기술 국산화 연구결과도 소개했다. 발전터빈의 고효율화를 위해서는 높은 온도와 압력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터빈 블레이드의 대형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철 합금은 무게가 무거워 발전효율에 한계가 있다. 이를 대체하는 것이 고강도 타이타늄 합금이다. 하지만 타이타늄 소재는 전 세계적으로 전략물자로 분류돼 한국에서는 완제품을 전량 수입해 최종 가공하는 정도에 머물렀다.

 

재료연은 국내 기업과 협업을 통해 상용합금보다 인장강도는 13% 높이고 충격에도 잘 견디는 1m급 타이타늄 합금 블레이드 제조 생산에 성공했다. 희귀금속인 바나듐을 합금에 활용하는 해외 타이타늄 블레이드와 달리 저가의 철, 알루미늄 등을 첨가해 가격도 줄였다. 국내 기업체에 모든 기술을 이전해 잉곳 생산부터 단조, 가공에 이르기까지 국내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제조 가치사슬을 완성하는 데도 성공했다.

 

박찬희 재료연 타이타늄연구실장은 “대전과 김해, 창원에서 생산을 완료하는 가치사슬을 통해 단기적으로는 연간 3000억 원 규모 국내 시장에 진출하고 향후 세계시장에도 진출하는 게 목표”라며 “타이타늄 부품을 활용하는 항공우주와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도 활용가능하다”고 말했다.

 

재료연이 개발한 선형이온빔 표면처리 장비 내부 구조도다. 재료연 제공
재료연이 개발한 선형이온빔 표면처리 장비 내부 구조도다. 재료연 제공

소재 표면처리에 활용되는 선형이온빔 장비 개발 연구도 소개됐다. 선형이온빔 장비는 아르곤과 산소 등의 가스를 높은 전압으로 이온화시킨 후 방출해 표면처리에 활용하는 기술이다. 재료연은 금속 강판 광폭 표면처리에 활용할 수 있도록 1.5m 폭의 선형이온빔 장비를 2012년 개발했다. 이후 섬세한 표면처리 가공 기술을 도입해 머리카락 두께보다 얇은 수십 마이크로미터(㎛, 100만 분의 1m) 두께 필터 섬유 표면처리가 가능한 선형이온빔 장비 기술을 개발했다.

 

이정환 재료연 원장은 “선형이온빔 장비는 초고주파용 안테나, 경량운송기기, 생체소 임플란트 접합 등 다양한 산업에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향후 표면처리 산업의 친환경화와 첨단화에 기여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재료연은 한국을 대표하는 소재·부품·장비 기관 역할을 다하고자 전반에 걸친 연구개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며 “여러 기술을 산업에 적용하고 파급효과를 이끄는 혁신 플랫폼을 마련하는 데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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