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주름 전혀 없는 '무결점 그래핀'을 세계 최초 개발

2021.08.26 00:00
로드니 루오프 기초과학연구원(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단장 연구팀은 접힘과 적층 같은 그래핀의 성능을 낮추는 결함이 없는 완벽한 단결정 그래핀을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로드니 루오프 기초과학연구원(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단장 연구팀은 접힘과 적층 같은 그래핀의 성능을 낮추는 결함이 없는 완벽한 단결정 그래핀을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광학 현미경(왼쪽)과 전자현미경에서 결함이 전혀 없는 모습이 관찰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국내 연구팀이 접힘이나 주름이 없는 무결점 그래핀을 대면적 제조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꿈의 소재로 불리는 2차원 소재인 그래핀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어 고성능 소자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로드니 루오프 기초과학연구원(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단장 연구팀은 접힘과 적층 같은 그래핀의 성능을 낮추는 결함이 없는 완벽한 단결정 그래핀을 제조하는 데 성공하고 이를 26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가 벌집처럼 육각형으로 나열된 2차원 물질이다. 얇고 투명한데다 신축성이 뛰어나면서도 강철보다 강도는 200배 이상 높다. 전기도 구리보다 100배 이상 잘 흐르고 열전도도도 다이아몬드와 비슷하게 높아 꿈의 소재로 불린다. 하지만 그래핀을 만드는 과정에서 그래핀이 부분적으로 여러 층 쌓이는 적층 문제와 주름이 지는 접힘 문제 때문에 소재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내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그래핀의 성장 후 냉각 과정에서 접힘이 발생한다는 것에 주목했다. 보통 그래핀은 1046.85도 이상 고온에서 합성한 후 실온까지 냉각해 만든다. 이때 그래핀을 키우는 금속 기판은 크게 팽창했다가 다시 줄어든다. 하지만 기판에 달라붙어 자라난 그래핀은 별로 줄어들지 않으면서 기판과 그래핀 사이 길이가 맞지 않아 중간중간 접히게 된다. 두 손으로 종이를 붙잡고 손을 가까이 가져가면 종이가 구부러지는 것과 비슷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기존 그래핀은 그래핀을 키우는 바닥 기판이 수축하면서 발생하는 접힘 현상 문제가 존재했다. 그래핀에 접힘과 같은 결함이 현미경 상에서 관측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이런 그래핀의 접힘 현상은 온도가 756도 이상일 때부터 나타나는 것으로 관찰됐다. 이에 연구팀은 접힘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756도 이하 저온에서 그래핀을 키울 수 있도록 기판의 조성과 합성에 쓰이는 합성 물질을 최적화했다. 그 결과 냉각 과정을 거쳐도 접힘이나 적층이 없는 완벽한 무결점 그래핀이 합성된 것을 확인했다.

 

이렇게 개발된 그래핀은 전기적 특성을 보여주는 전하 이동도가 실리콘의 7배, 일반 그래핀보다도 3배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하 이동도가 높으면 더욱 적은 전력으로도 원하는 성능을 낼 수 있다.

 

무결점 그래핀이 대량 생산이 가능한 점도 입증했다. 연구팀은 구리와 니켈 포일을 기판으로 써 가로 4cm, 세로 7cm 크기 무결점 그래핀 5장을 동시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쓴 포일을 5번 재사용해도 호일의 손실이 0.0001g에 불과해 포일을 거의 무한정 재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연구팀은 무결점 그래핀을 대면적으로 제조하는 데도 성공했다. 가장 오른쪽은 가로 4cm, 세로 7cm의 그래핀을 제조한 모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접힘과 적층 문제가 없는 그래핀을 활용하면 소재 위치나 방향에 관계없이 항상 같은 효율을 내는 고성능 회로를 만드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완벽한 2차원으로 완성된 그래핀을 다른 2차원 재료와 함께 쌓아올리면 지금까지 개발되지 않은 새로운 소자를 개발하는 데 활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값싸면서도 결점이 없는 그래핀 제조를 위한 다양한 기술을 개발해 왔다. 2018년에는 값싼 상용 금속 포일로 그래핀 제조에 쓸 포일을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2019년에는 적층이 그래핀 제작에 쓰는 기판 속 탄소 불순물 때문에 생기는 것을 발견하고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스’에 발표했다. 이어 이번에는 접힘 문제를 해결하면서 무결점 그래핀을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루오프 단장은 “최적의 그래핀을 합성하기 위한 기판 개발과 그래핀 적층과 접힘을 없애기 위한 연구 등 무결점 그래핀 개발을 목표로 연구를 수행해온 끝에 7년의 장기 연구가 결실을 맺었다”며 “향후 무결점 그래핀의 독특한 물성을 추가로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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