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담, 탄소시간표 없이 '반쪽' 합의…중·러·인도 제동

2021.11.01 15:05
석탄화력발전소 새 제한 합의...외신"'약속'만 있고 '이행 방안' 없다"
G20 정상들은 지난달 30~03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정상회의를 한 뒤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연합뉴스/AP 제공
G20 정상들은 지난달 30~03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정상회의를 한 뒤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연합뉴스/AP 제공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탄소 배출의 주 원인인 석탄화력발전을 제한하기로 동의했다. 각국이 해외에서 추진 중인 신규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공적 금융지원을 올해 말까지 모두 끊기로 했다.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억제하는데 필요한 강력한 억제책을 시행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하지만 정상들은 목표 이행을 위한 탄소 배출제로 시행 시점을 구체적으로 설정하지 못하고 석탄발전의 폐지 시점도 '가능한 한 빨리' 정도만 선언문에 적시하는 등 구체적 실천 계획을 내놓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G20 정상들은 지난달 30~3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지구의 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의 1.5℃ 이내로 제한하는 데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합의하는 '공동 선언문'을 채택했다. 정상들은 선언문에서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이 1.5도 이내일 때가 2.0도 이내일 때보다 기후변화 영향이 더 적다는 데 공감하고 1.5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나라의 의미 있고 효과적인 조처와 헌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내용은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의 실천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공동선언문의 문구 자체는 파리협약과 유사하게 보이지만 1.5도 제한 목표를 한층 더 선명하게 부각함으로써 6년 전보다 많이 진일보했다는 평가도 있다. 올해 G20 의장국으로 회의를 주재한 이탈리아의 마리오 드라기 총리는 회의 폐막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의가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을 돕고자 2025년까지 매년 1000억 달러(약 117조원)의 기금을 조성해 지원하기로 한 약속을 이행하겠다는 문구가 선언문에 포함됐다. 또 올해 말까지 각국이 해외에서 추진 중인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공적 금융지원을 중단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참석해 2050년까지 석탄발전을 전면 폐기할 것이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프로그램 중 2세션(기후변화·환경 주제)에 참석해 "한국은 탄소중립에 발을 맞출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최근 정부는 2050년까지 석탄 발전을 전면 중단하고 온실가스 국내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확정했다. 이번 G20 정상회의를 통해 이 시나리오를 국제 무대에 처음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또 G20 정상회의 프로그램 중 3세션(지속가능발전)에 참석해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원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사람과 사람, 나라와 나라의 격차를 줄여야 연대와 협력의 지구촌을 만들고 지속가능발전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 G20이 더 많이 헌신하고 개발도상국의 처지를 고려한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누볼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공급망 관련 글로벌 정상회의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누볼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공급망 관련 글로벌 정상회의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하지만 선언문에 탄소 배출 제로 시점을 명시적으로 설정하지 못하면서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일각에선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선언문에는 명확한 시점 '금세기 중반까지"라는 문구가 사용됐다. 화석연료 보조금의 단계적 폐지 역시 중기적 목표를 갖고 이를 추진한다는 다소 모호한 문구가 선언문에 담기는 데 그쳤다. 또 석탄발전의 단계적 폐지도 '가능한 한 빨리' 이행한다는 문구만 들어갔다. 미국과 영국, 이탈리아 등을 중심으로 2030년대 말까지 단계적 폐지를 달성하자는 주장도 나왔으나 국가 간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합의에 실패한 배경엔 중국과 러시아, 인도의 강력한 반대가 작용했다.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은 탄소 중립 달성 시점을 2060년으로 제시했다. 전력난에 빠지며 최근 석탄 수입을 늘리며 화석연료 의존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6일에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이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온실가스 배출국 3위인 인도는 탄소 중립 달성 시점을 아예 설정하지 않았다. 러시아도 탄소 중립 시점을 2060년으로 제시한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약속이라는 관점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기본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사람들이 실망할 이유가 있는 것"이라며 "나도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BBC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G20은 기후변화 대응을 약속하지만 실제적인 이행 방안은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가디언도 같은 날 "G20의 기후변화 대응 약속이 '야망 부족'으로 비판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G20 정상들은 이날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막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로 무대를 옮겨 구체적인 기후변화 대응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하지만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COP26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불참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져 총회 결과에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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