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노트 운영 중구난방] 3조원 투입되는 출연연 R&D 기록 주먹구구

2015.06.01 07:00
법적 증빙효력 갖는 25곳 연구노트 수기-전자파일 등 제각각 형식 혼선

정부 연구개발(R&D)을 수행하는 출연연구기관(출연연)의 연구노트가 통일된 가이드라인 없이 중구난방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노트는 연구자가 실험 과정과 결과 등 연구의 전 과정을 기록하는 공식 연구기록물로 특허 분쟁이나 연구 조작 의혹 등이 불거질 경우 법적 효력을 갖는다. 이에 따라 올해만 18조9231억 원에 이르는 정부 R&D 예산 가운데 2조9221억 원(15.4%)이 투입되는 출연연 R&D 연구 관리가 ‘주먹구구식’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동아일보가 31일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출연연 25개를 총괄하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를 통해 연구노트 운영 현황을 전수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14개 기관이 연구자가 손으로 연구노트를 작성하고 있어 연구노트 보관 규정에 따라 30년간 장기 보존 시 훼손될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런 문제 때문에 PDF 등 전자파일로 연구노트를 보관하는 등 전자 연구노트를 활용하는 5개 기관도 기관마다 서로 다른 프로그램을 사용해 연구 자료가 서로 호환이 되지 않는 허점도 드러났다. 5곳은 수기(手記)와 전자노트 방식을 병행하지만 같은 기관 안에서도 연구팀마다 수기 또는 전자노트를 운용하는 방법이 달라 혼선을 빚고 있고 1곳은 연구노트를 사용하지 않았다.


정부는 2007년부터 국가 연구개발사업 수행 시 연구노트 작성을 의무화하는 제도를 도입했지만 일관된 프로그램 양식이나 가이드라인이 없다. 이에 따라 출연연 대부분이 연구노트 사용을 개별 연구자의 자율에 맡기는 데다 형식도 제각각이라 사실상 유명무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한 선임연구원은 “전자노트 사용이 의무화돼 있지만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을 거의 못 봤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래부 관계자는 “연간 R&D 과제만 5만 개에 이르는 만큼 부처가 연구노트를 일일이 관리할 수 없어 기관 자율에 맡기고 있다”면서 “당분간 특별한 개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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