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크다스’ 심장 보듬는 칭찬 방법

2015.12.22 13:14
[지뇽뇽의 사회심리학 블로그 3] 칭찬에 관한 심리학적인 사실들…재능보다는 행동이나 성취과정 칭찬이 더 좋아

2015년 한 해를 돌아보는 자리가 자주 있는 12월 말이다. 내 스스로를 반성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이 한 일을 떠올리며 서로에 대한 칭찬을 주고 받는다. 이 칭찬도 효과적으로 하고, 받는 방법이 따로 있다. 어떤 칭찬이 좋은 칭찬일까.

 

pixabay 제공
pixabay 제공

 

 

언젠가 친구로부터 “넌 왜 나를 칭찬하지 않아?”라는 질문을 들은 적이 있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질문이었다. 칭찬의 효과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는 말이 나오게 하는 연구들, 예컨대 Leitner 와 동료들(2012)의 연구처럼 ‘여자는 수학을 못해’등의 편견에 시달리고 있거나 상처가 많은 사람들일수록 칭찬이 수행 향상에 더 큰 도움이 된다는 연구들이 있었다. 이 외에도 상사로부터 받은 따스한 격려 한 마디에 직원들의 실적이 유의미하게 향상되었다는 등의 연구들이 있었다.

 

이렇게 칭찬의 효과는 잘 알려져 있지만,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역시나 별개인가 보다. 이 참에 칭찬은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타인에게 칭찬을 하면 우리 자신에게도 어떤 좋은 점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심리학자 캐롤 드웩(Dweck)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넌 머리가 좋구나’같이 타고난 재능을 칭찬하기 보다 ‘노력을 참 많이 했구나’ 같이 행동과 성취 과정을 칭찬하는 편이 좋다고 한다. 그녀의 연구에 의하면 타고난 재능을 많이 칭찬받은 아이들은 실패 시 비교적 더 힘들어하고 실패하지 않기 위해 속임수까지 쓰는 경향을 보였다. 실패가 과정이 모자랐음을 의미하기보다 자신이라는 존재 자체가 부족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또한 구체적으로 콕콕 찌르는 비난과 다르게 칭찬은 ‘잘했다’ 정도로 두루뭉술한 경향이 있다. 이런 경우 타인이 칭찬을 잘 믿지 않고, 최악의 경우 자신은 실제 잘 못하고 있고, 이를 타인이 달래주려 할 뿐이라고 받아들여서 자존감에 되려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 따라서 칭찬도 비난 못지 않게 가급적 ‘구체적’으로 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칭찬을 구체적으로 하는 것의 추가적 이점으로 타인의 장점을 구체적으로 봐 버릇하면 거꾸로 '자신'의 장점도 좀 더 잘 보이게 될 거라 생각되기도 한다.

 

관련해서 타인에게 평소 칭찬, 격려 등을 ‘해 버릇’하지 않으면, 칭찬이나 응원 같은 걸 받았을 때 ‘쟤가 나한테 왜 저러는 거지’, ‘그냥 하는 말이겠지’라며 잘 믿지 못하게 된다는 연구가 있었다 (Cosley et al., 2010). 따라서 응원의 효과를 비교적 잘 누리지 못하게 된다고. 누군가를 진심으로 칭찬하고 응원해 본 경험이 없으면, 그걸 받는 것도 잘 못한다는 것이다. 결국 내가 칭찬을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려면, 우선 칭찬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게 아닐까.

 

한가지 더, 사랑을 ‘주는’ 기쁨도 엄청나게 크다는 연구들이 다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점점 체험 중이기도 하다. 좋아하고 응원하고픈 사람이 생겼을 때 되려 내 앞에 나타나줘서 고맙다며 감사한 마음이 드는 경험들 말이다. 덕분에 행복하니까.

 

참고로, 칭찬을 받았을 때 ‘아니야 난 그렇지 않아’라고 반응하는 것보다, 가능하다면 ‘그래 고마워’라고 하는 게 칭찬 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에게 좋음을 시사하는 연구가 있었다. 심하게 부정하면 칭찬 하는 이의 자존감이 떨어질 수 있는다고 한다 (Marigold et al., 2014).

 

우리 인간의 마음이란 원래가 쿠크다스한 것인데, 서로 가급적 치지 않고 서로서로 테이프 붙여주면서 살면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 또 세상 사람 누군가 한 명이라도 자신의 장점을 봐주고 좋게 이야기해준다는 건 참 멋지고 고마운 일이고, 장점을 봐 주는 사람이 되는 것도 멋진 일일 것이다.

 

▶ 필자소개 : 지뇽뇽 ◀

연세대에서 심리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과학적인 심리학 연구 결과를 보고하는 ‘지뇽뇽의 사회심리학 블로그’ (jinpark.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과학동아에 인기리 연재했던 심리학 이야기를 동아사이언스에 새롭게 연재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한 주를 건강하게 보내는 심리학을 다룬 <심리학 일주일>을 썼다.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작성하기

    의견쓰기 폼
    0/150